[취재여록] 화물파업 후유증 앓는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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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굴삭기장비업체 대모엔지니어링.제품의 80% 정도를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는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 올해에는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국 바이어들과의 협상이 순조로워 상반기까지만 해도 목표달성은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엉뚱한데서 복병이 터져 나왔다.
화물연대의 파업과 운송비 인상에 따른 물류비 급증에 발목이 잡힌 것."두 차례에 걸친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육상 운송비용이 올들어 20%까지 늘어났습니다.
10월부터는 육상비용이 10% 가량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운송망을 갖고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 대부분은 외부운송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지난 한달동안 평소의 두배 가까운 육상 운송비용을 지불한 업체들도 많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해상운임마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내 수출 주력항인 부산항의 화물처리량이 중국 상하이항이나 동남아시아 항구에 밀리면서 운임이 뛰기 시작했다.
선사들이 화물 처리량을 줄이면서 운임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해상운임이 올들어 분기마다 5∼10%씩 뛰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국볼트는 50% 가까이 늘어난 물류비용을 이겨낼 수 없어 아예 매출목표를 끌어내렸다.
한국볼트 관계자는 "가격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넘는 데 운임이 이같이 오르면 수출경쟁력이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더 큰 문제는 운송비용 증가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중소기업은 협상력이 약해 운송비용을 깎기도 힘들다.
반월공단 내 한 중소기업의 사장은 "중국이 빠르게 우리를 추격해오고 있어 지금과 같은 운송비 인상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국내 중소기업들은 수출을 할 꿈도 꾸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그의 사무실에 걸린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구호가 공허하게만 느껴졌다.
고경봉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