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 등 사학 라이벌간의 체육행사는 이미 순수한 대학축제를 넘어 자본화됐고, 엘리트주의와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내 대안문화연구회와 매체상상력, 불한당, 생활도서관, 장애인권위원회, 학벌없는 사회 등 단체 소속 학생들은 16일 `안티 고.연전 실천단'을 결성하고 고.연전 반대 운동에 본격 나섰다. 이들은 `고.연전이 그동안 학벌체제의 공고화를 조장했고, 남성중심적이며 장애인을 차별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왔다'면서 폐쇄적인 시스템의 축제를 뛰어넘자는 의미에서 모임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대학지원금과 학내 동아리 행사비용, 총학생회비, 후원금까지 합치면 수억원의 돈이 고.연전에 사용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순수한 대학축제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에 따라 친장애적이고 양성평등적이며 대학을 뛰어넘어 지역과 함께하는 대안축제를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고.연전이 열리는 오는 26∼27일에 맞춰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제행사를 따로 개최하고, 영상물 상영과 사진전 등을 통해 고.연전의 폐해를 고발하며 카메라를 들고 고.연전에 대한 감시활동도 병행키로 했다. `안티 고.연전 실천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은 "지금의 고.연전은 한국 사회의 대학서열 구조가 있기에 가능하다"면서 "학벌에 기댄 엘리트 의식과 타 집단에 대한 우월감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의 장으로 학생이 주체가 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올해 안티 고.연전을 새로운 대안문화를 만들어내는 장으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상당수 학생들은 고.연전의 폐쇄성에는 공감하지만 대학만의 특색있는 전통적 축제의 틀을 해체하자는 데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3학년 장모(21)씨는 "주변에서 고.연전이 엘리트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곤하지만 대학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느 학교든 각자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학벌주의로 몰아세우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연전이 폐쇄적이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면서 "다른 학교 대학생들도 거부감없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