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속편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친구2'(씨네라인2)를 비롯 '쉬리2'(강제규필름) '달마야 놀자2'(시네월드) '동갑내기 과외하기2'(코리아엔터테인먼트) '공공의 적2'(시네마서비스) '두사부일체2'(두사부필름) 등이 내년에 개봉하기 위해 현재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 영화계에서 이처럼 속편 영화들이 대거 제작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0년대 '애마부인''뽕'과 90년대 '젖소부인' 시리즈 등 에로영화들을 제외하면 주류 영화의 속편 제작사례는 '장군의 아들''투캅스' 등이 꼽힐 정도다. 할리우드의 경우 007시리즈가 무려 20편이나 제작됐고 올들어서만도 '터미네이터3''매트릭스2''미녀삼총사2''패스트&퓨리어스2' 등 10여편이 개봉됐을 정도로 속편 제작이 활성화돼 있다. 이처럼 속편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는 것은 올들어 '여고괴담3-여우계단' '조폭마누라2' 등이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나름대로 속편의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편에 관한 비디오나 DVD까지 본 관객들이 많기 때문에 속편은 인지도가 높은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조폭마누라2'의 경우 적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고 이것이 흥행 성공으로 연결됐다. 원작에 대한 기대감,익숙한 이야기와 배우 등의 특징을 지닌 속편은 일단 영화를 부담없이 즐기려는 관객들을 끌어들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속편은 신선도가 떨어지고 소재가 진부하다는 점에서 정교하게 제작되지 않으면 흥행에 실패하기 쉽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속편의 제작비는 전편에 비해 30% 이상 더 든다는 것이다. '조폭마누라2'의 순제작비는 35억원으로 전편 19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진영화사의 이순열 대표는 "전편을 본 관객들은 일반적으로 속편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다"며 "흥행수익 전망이 확실할 때 속편 제작에 나서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