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구자홍)가 개발한 단상 SR(Switched Reluctance) 모터는 가정용 진공청소기인 '싸이킹'에 장착되는 고속·고효율 모터다. 이 회사가 지난 10년간에 걸쳐 개발한 단상 SR 모터는 브러시(Brush)를 없애 모터 수명을 기존 제품의 세 배 이상인 1천5백시간으로 늘린 게 특징이다. 브러시는 모터에서 청소기로 힘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동력 벨트로 일반 모터의 수명을 결정한다. SR 모터는 또 2개의 파워소자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개발된 청소기용 모터로는 가장 뛰어난 2천1백W급의 출력이 가능하다. 6개의 파워소자를 사용하는 인버터 모터와 비교해 동등수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단상 SR모터는 최근 들어 브러시를 없앤 브러시리스(BL) DC모터와 함께 제어용 모터 분야의 주도 품목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SR 모터는 BLDC 모터와 비슷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영구자석 대신 전자석을 채용한데다 회로부에 대한 신뢰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고가의 기존 BLDC 모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LDC는 모터 회전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브러시가 회전할 때 발생하는 마찰 저항을 제거해 소비 전력이 낮지만 원가가 비싼 '영구자석'을 사용해 제품 가격이 높은 단점이 있었다. 단상 SR모터는 반도체를 탑재한 파워 디바이스(Power Device)를 장착해 회전자 위치를 감지하고 스위칭함에 따라 모터를 구동해도 탄소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구동할 때 기계적 마찰이 없어 마모에 따른 냄새도 나지 않는다. 이 제품은 또 회전자의 권선과 브러시를 없애 국부적으로 온도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음으로써 기존의 모터온도 상승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기존 가전제품에 주력으로 장착되는 BLDC 모터를 채용할 때보다 인버터 구성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가격도 50% 정도 저렴하다. 모터의 고속구동을 위해 1만8천rpm(분당회전수)까지의 영역을 맡는 위치센서와 그 이상의 속도를 담당하는 위치센서를 이용했다. SR 모터가 장착된 싸이킹은 대당 20만원대가 넘는 프리미엄 청소기임에도 불구하고 올 1·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백30%나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등 LG전자의 간판 가정용 청소기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말에는 전체 가정용 청소기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싸이킹은 국내 시장에서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초까지 해외에서만 5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