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태풍 '매미'가 순간 최대풍속 60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기는 했지만 전국의 철도와 도로, 전기, 통신, 하역시설 등 국가기간망이 여전히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배전설비를 땅속에 묻는 등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147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오후 2시 현재 경남 10만 가구,부산 3만 가구 등 14만가구에는 3일째 전기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또 가동이 중단된 고리 원자력발전소 1-4호기와 월성 2호기도 정상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태풍 피해를 입은 통신기지국 2천969개소 가운데 804개소도 복구가 끝나지 않았다. 철도노선의 경우 피해를 입은 77곳 가운데 경부.전라.중앙.태백.경전선 등 주요간선 49곳은 응급복구가 이뤄졌으나 영동선 24곳, 정선선 4곳은 복구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동선 영주역-강릉역간 열차운행이 전면 중지돼 서울 청량리역-태백역 구간에서만 열차가 운행되고 있고 부산.동대구역-강릉역 구간 열차도 부산.동대구역에서 영주역까지만 운행되고 있다. 화물의 경우 시멘트(하루평균 1만1천여t)는 영동선 삼척.옥계.삼화역에서 내륙으로 반출하던 것을 해상 및 육상으로 전환 수송하고 있으며 태백지구에서 안인, 동해 화력발전소로 공급하는 무연탄(하루 6천500t)도 전량 육상으로 운송중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교량 등 구조물이 파손된 곳은 응급복구에만 보름에서 1개월,항구복구는 5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에서 넘어지거나 레일 이탈로 파손된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 11대도 복구에 최대 15개월까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수출.입 화물 수송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전국 16개 시.도 및 시.군.구 비상대기 공무원 2만4천502명 외에 피해지역 공무원 전원에게 복구작업에 나서도록 했으며, 국방부는5천669명의 병력과 중장비를 복구현장에 투입했다. 행정자치부는 긴급 복구작업을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예비비와 특별교부세를 긴급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특별재해지역 선포를 검토키로 했다. 건설교통부도 태풍피해의 조기복구를 위해 대규모 공사의 경우 긴급입찰제도를활용, 입찰 공고기간과 적격심사기간을 최대 20일까지 단축키로 했다. 한편, 연합뉴스 집계 결과 오후 2시 현재 ▲부산 사망 7 실종 6 ▲대구.경북 사망 12 실종 8 ▲경남 사망 45 실종 15 ▲전남 사망 9 ▲제주 사망 2 ▲강원 사망 8실종 1 ▲전북 실종 1명 등 전국적으로 114명(사망 83명, 실종 31명)의 인명피해가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천323세대 8천938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2천579동과 농경지 1만566ha가 침수되는 한편, 비닐하우스 1천644ha가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도 계속 늘어나고있다. (부산.대구.창원.광주=연합뉴스) 박순기.정학구.김상현.남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