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시대 개막] 중소ㆍ외국계 보험사 "기회는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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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실시가 다가오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상호저축은행이라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보험상품이 얼마나 잘 팔릴 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카슈랑스의 성공여부는 기존 채널인 설계사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고,더 나아가 보험사의 생존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기존 시장점유율이 낮은 회사일수록 방카슈랑스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인다.
동양 흥국 금호 등 중소형 생보사와 PCA AIG 등 외국계 생보사가 그렇다.
일부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현재 시장점유율이 2~3%에 불과하지만 방카슈랑스 점유율은 그보다 5배 가량 10%이상을 차지하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대형회사는 다소 "흐름을 따라가는 입장"이긴 하지만 향후 방카슈랑스가 크게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기존 점유율 지키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대형 생보사의 전략=생보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설계사들의 입장을 감안해 무리하게 방카슈랑스 시장을 공략할 생각은 없지만 규모가 큰 판매채널인 만큼 소홀히 할 수도 없다"며 "종전 점유율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브랜드 인지도 및 재무구조가 우량한 회사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 등을 따져볼 때 '점유율 40% 수성(守城)'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생명은 방카슈랑스 시장점유율 목표를 25%로 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은행원을 교육할 방카슈랑스 전담강사를 전국적으로 1백명 양성하고 전담교재를 별도로 개발하는 등 착실하게 인프라를 갖춰왔고 은행별 전용콜센터,헬프데스크 등 마케팅 지원시스템도 충분히 준비했다"며 선전을 자신했다.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전화를 통해 정기보험을 판매하는 등 채널다변화를 모색 중인 교보생명의 경우 점유율 30% 확보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원과 증권사 직원들을 집중 교육한 데 이어 방카슈랑스 전용콜센터를 구축했으며 전국 5대 도시에 전용센터도 마련했다.
◆중소형사와 외국계 생보사=흥국생명은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전담부서를 구성하는 등 가장 앞장서 방카슈랑스를 준비해 왔다.
중소형사 답지 않게 현재 방카슈랑스팀에 17명의 직원을 두고 있을 정도다.
회사측은 방카슈랑스 시장의 10% 이상(기존 점유율 2.4%)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보험시장의 점유율을 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
현재 시장점유율이 2.4%인 동양생명도 10% 이상을 목표로 정했다.
'수호천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차별화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금호생명과 신한생명도 방카슈랑스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지켜보라며 벼르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외국계 생보사들도 방카슈랑스를 점유율 확대의 호기로 이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AIG생명은 제휴 은행만 11군데에 이를 정도로 적극적이다.
트레버 불 AIG생명 사장은 "방카슈랑스는 외국 보험사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서비스 등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에 초점을 맞춘 신상품(연금보험 등)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생명 사장은 한발짝 더 나아가 "지급여력기준 강화,방카슈랑스 시행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일부 보험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M&A(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최근 본사인 시그나 인터내셔널에서 4명의 방카슈랑스 전문가가 파견돼 왔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는 얘기다.
라이나는 은행 적금과 같은 형태의 자유적립식 변액연금보험을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손해보험사의 전략=삼성화재는 "해외 선진사례를 연구 조사해 벤치마킹하는 등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며 "기존 점유율(3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은 20% 이상의 방카슈랑스 시장 점유율을 달성해 명실상부하게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업계 4위인 LG화재는 현재보다 2배 가량 많은 28%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며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