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진로의 장진호 전 회장 등 옛 경영진이 화의 기간 회사 자금으로 1천억원대의 자사 채권을 매입하고, 부동산에도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로의 이원 법정관리인은 27일 오후 서울지법에서 열린 첫 관계인 집회(채권자회의)에서 회사현황 보고를 통해 "전 경영진(장진호 전 회장)이 1천억원대의 현금을동원, 금융시장에서 진로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그러나 이중 현재까지 회수된 돈은 5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리인은 이어 "전 경영진이 진로 소유였던 옛 아크리스 백화점 등 부동산에도 수백억원을 투자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장진호 전 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올해초까지 H사,C사 등 CRC(기업구조조정)전문사들에 예금담보 제공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 수천억원대의 진로 채권을간접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관리인의 발언은 이같은 의혹을 처음 공식 확인해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관리인은 이날 진로의 위스키 사업 지분 대각대금 1천400억원이 채무변제에쓰이지 않게 된 이유를 한 금융권 채권자가 질문해오자 이같이 답변했다. 또 법원에 의해 진로 법정관리 조사기관으로 선정된 S회계법인은 이날 회의에서진로에 대한 실사 결과 전체 채무 규모가 2조4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보고했다. 이는 화의 당시 진로측이 밝혔던 채무총액(1조8천700억원)에 비해 30% 가까이늘어난 것이다. S회계는 또 진로의 기업계속가치가 1조3천200억원으로 청산가치(6천200억원)의2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관계인 집회에는 300명 가까운 채권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으나, 기업실사보고, 현황보고, 법원의 법정관리 취지 설명에 이어 몇가지 보충질의만 받고1시간30분만에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