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8개월째를 맞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급격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브라질 유력 일간지 우 이스타두 데 상파울루와 여론조사기관인 브라질마케트가 공동으로 이달 8∼16일 연방특구를 포함한 전국 27개 주도(州都)와 다른 400개 시에 거주하는 1만2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밝혀졌다. 25일 입수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만 해도 84.3%에 이르던 룰라 대통령의 인기도가 8월들어 58.9%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1%포인트의 오차범위를 가진 이번 설문조사에서 "그동안 룰라 정부가 발표한정책을 전적으로 찬성하며 앞으로도 룰라 대통령이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9.6%였다. 또 "(룰라 정부의) 모든 정책들에 찬성하지는 않지만룰라 대통령이 앞으로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29.3%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 만족하지 않으며 룰라 대통령이 정치를 잘할 지 의문"이라고대답한 사람은 지난 6월 7.2%에서 20.2%로 급증했다. 이는 브라질 국민 가운데 2천400만명 이상이 룰라 정부의 출범 당시에 가졌던 기대감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음을의미한다. 이에 대해 브라질마케트의 로널드 쿤츠 사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이 주요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금 상한선을 설정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동의한다"고 밝힌 사람이 37.1%인 반면 "전적으로 반대한다",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힌 사람이 각각 16.6%, 35.3%를 차지했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토지없는 농업노동자운동(MST)'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하는목소리가 높았다. "정부가 정확한 대책으로 일관되게 움직이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6.3%에 불과했다. 반면 "정부가 지나치게 인내하며 온순하게 대한다"고 밝힌 사람이 28.8%, "MST 활동을 부추기거나 묵과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21.3%를 각각차지했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전임 대통령이었던) 페르난두 엥히키 카르도주가 현재 브라질의 모든 나쁜 상황에 대해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은 29.8%인 반면, "룰라 대통령이 가장 책임이 크며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26.7%였다. 특히 "양쪽 모두 책임이있다"고 믿는 응답자도 24.2%나 됐다. 정치학자인 후벵스 피게이레두 씨는 룰라 정부의 인기 하락과 관련, "룰라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아주 높은 기대를 받으면서 출범했지만 아직 국민의 생활이 나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론 분석가인 파티마 파쉐쿠 조르덩 씨는 룰라라는 인물의 카리스마와 그에 대한 국민의 존경심이 아직 룰라 정부에 대한 지지도를 떠받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의료ㆍ고용ㆍ폭력ㆍ빈곤 등 세부적인 정책들을 논할 때 전반적으로 현 정부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