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지난 7월 자살한 국방부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를 이라크 정보 왜곡 주장을 제기한 BBC 보도의 배후인물로 지목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들이 24일 공개됐다. 켈리 박사 사건 조사를 맡은 브라이언 허튼 판사는 이날 인터넷에 블레어 총리보좌관들이 주고 받은 약 9천쪽 분량의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들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는 켈리 박사가 BBC 보도의 배후 인물이라는 확증을 갖게된 뒤 보좌관들과 켈리 박사 문제를 논의하는 등 배후인물 추적에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도 이날 '피고석의 블레어(Blair In The Dock)' 제하의 사설에서 블레어 총리가 "보도 내용에 비정상적일 정도로 집요한 관심을 보였다"고 논평, 블레어 총리가 켈리 박사의 신원을 밝혀내려고 진력한 것을 간접 비난했다. 이 문건 중엔 켈리 박사 신원 공개시 블레어 총리가 집무실에서 일련의 회의를주재했음을 보여주는 기밀로 분류된 정부 메모도 포함돼 있다고 옵저버지가 24일 보도했다. 이 메모는 국방부에 '이름 공개 전략'을 수행해나가는 권한을 부여했다. 27일로 예정된 제프 훈 국방장관의 증언에 이어 28일 법원 증언대에 서게될 블레어 총리는 켈리 박사의 신원 노출에 주요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문건들과 언론보도가 잇달아 나온데 이어 국민의 3분의 2가 정부를 불신하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도 밝혀져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런던 텔레그라프지가 켈리 박사 사망 후 여론조사 기관인 ICM에 의뢰해 실시한조사 결과 응답자의 56%는 켈리 박사의 자살에 정부가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으며 40%는 켈리 박사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응답자의 58%는 켈리 박사 사망 사건 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게됐다고 답했으며 노동당 지지자 역시 52%가 블레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고 답했다. (런던 AP.AFP.dpa=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