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의 총파업 이틀째인 22일 오전 11시 수도권 수출입 화물 종합물류센터인 경기도 의왕시이동 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는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평소 같으면 각종 컨테이너 차량으로 기지 정문은 물론 인근 8차선 도로까지 교통체증이 빚어질 시간이지만 이날은 운행트럭 수가 현저히 줄었고 22만8천평에 달하는 기지 곳곳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빈 컨테이너들만 잔뜩 야적됐다. 경인ICD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오전 11시 현재 기지에서 반출입된 컨테이너는 1천183TEU로 평소 하루 처리량의 21%에 수준에 머물렀다. 이마저 철도를 통해 이날 새벽 부산항에서 올라온 화물이 전체의 64%, 754TEU였으며 화물트럭을 이용한 수송은 고작 492TEU에 불과했다. 컨테이너 차량과 5t이상 각종 화물 트럭을 운행하는 화물연대 경인지부와 컨테이너 위수탁지부 소속 노조원 4천여명이 전날부터 일제히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의왕기지에서 부산항이나 광양항으로 장거리 운행하는 화물은 대부분 철도편을이용하는데 수출화물의 70%, 수입화물의 95%가 철도로 운송된다. 문제가 된 컨테이너 화물트럭은 주로 수도권지역 각 기업체로부터 수출입 화물을 배정받아 의왕기지∼공장을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경인ICD를 드나드는 컨테이너 트럭은 소속 15개 운송회사 소유 490대 외에 타지역 운송회사 및 개인 소유 트럭 등 모두 1천200여대에 달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고작 200여대 안팎만 운행하고 있다. 세방기업, 대한통운, 국제통운 등 경인ICD 입주 운송업체는 이날 타지역에 있는회사 소유 화물트럭과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등을 총 동원, 전날보다 30여대 늘어난150여대로 비상운송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운송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보유한 자차가 없어 외부차량을 긴급히 수배하고있지만 대부분 운행을 기피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화물운송을 계약한 화주들로부터 항의성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수도권 시멘트 공급의 95%를 담당하는 의왕양회기지의 상황은 더욱심각했다. 양회기지에는 쌍용, 동양, 성신, 한일 등 7개 시멘트회사가 입주해 있지만 열차편으로 기지까지 수송된 시멘트를 레미콘회사나 벽돌공장으로 운송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화물연대 가입 운송회사에 하루 1천t가량의 시멘트 수송을 전량 위탁처리해온동양시멘트는 파업이 시작된 21일 이후 단 한대의 차량도 운행을 하지 못했다. 또 인근 한일시멘트 역시 21일 평소의 절반 수준인 1천200t을 운송하는 데 그쳤으며 이날도 파업차량이 늘면서 400t을 수송하는 데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비노조원들마저 노조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운행을 기피하고 있어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레미콘 회사들은 이틀분밖에 재고량이 없어 건설업계에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인ICD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지난 5월달의 물류대란이우려되고 있다"며 "소속 운송회사들은 동원 가능한 트럭을 긴급히 수배, 시급한 화물부터 수송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