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권업계가 `슬림화'를 위해 감원에나서고 있으나 해외사무소는 되레 늘리면서 `글로벌 시대'에 부응한 적극적 경영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각종 보고서의 국.영문 동시 발간 체제를 갖추거나 외국계유명 펀드매니저 또는 애널리스트를 영입하는 등 해외시장을 겨냥한 공격적인 경영체제의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21일 주식시장의 강세와 함께 두드러지고 있는 증권사들의글로벌 경영 체제 구축 움직임에 대해 지난 1999년 뜨겁게 몰아쳤던 `바이 코리아'열풍의 재연을 겨냥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력.점포 감축-해외사무소 증설= 지난 6월 말 현재 등록된 44개 증권사의 임직원은 모두 3만3천485명으로 연초에 비해 1천831명이 줄었다. 이와 함께 이들 증권사의 지점 수도 지난해 말의 1천716개에서 1천650개로 66개가 감소했다. 반면 해외 지점 및 법인은 지난해 말의 40개에서 43개로 늘었다. 2005년 증권업계 `빅3' 진입을 선언한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6월 직원 10명 규모로 뉴욕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국제영업부 직원을 15명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 경영의 선봉에 나섰다. 한화증권도 올 3월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열고 취약지 공략에 힘을 쏟고 있으며대우증권은 지난 6월 국제사업부를 신설했다. ◆외국계와 속속 제휴= 해외 지점이나 법인 신.증설 이외에도 외국계 증권사들과의 업무 제휴를 통한 간접적인 공략도 눈에 띈다. 대신증권은 일본의 우량 증권사인 신꼬증권과 업무 제휴를 맺어 일본 국내의 유일한 한국 관련 펀드인 코리아액티브펀드를 일본에서 모집해 운용하고 있고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싱가포르 최대의 증권사인 디비에스 비커스, 8월에는 미국계 증권사 아우어백 그레이슨과 각각 국제 업무 및 리서치 부분 제휴에 들어갔다. 신영증권도 HSBC은행과 자산 관리 서비스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공략 대상 다각화= 글로벌 경영의 공략 대상도 미국, 유럽 등지에서 중국 등취약지로 다각화되고 있다. 한화증권, 대우증권, LG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이미 상하이에 사무소를 연 데이어 교보증권은 중국 광동증권과 업무 제휴를 맺었고 굿모닝신한증권은 대만 유완타증권과 리서치 자료를 교환하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은 중국 투자자들을 겨냥해 중국어판 `차이나 데일리'를 발행, 현지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국.영문 보고서 동시 발행= 굿모닝신한증권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모든 공식보고서의 한글-영문 동시 발간 체제를 갖췄다. 대우증권도 국제조사팀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겨냥한 영문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올 4월부터는 국내 본사에서 해외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을 직접 연결하는 `국경 없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인력 영입 및 기술 제휴= 리서치센터내에 외국계 인력 1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굿모닝신한증권은 오는 9월 ABN암로 출신인 영국인 조페치씨를 기업분석부장으로 영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굿모닝신한에는 이미 외국계애널리스트 1명이 기업분석부에서 일하고 있다. `대신 사이보스' 개발로 국내 온라인 증권거래의 선두주자임을 자임하는 대신증권은 자사의 미들웨어인 `인포웨이'를 인텔의 리눅스 시스템에 탑재해 인텔 시스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등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기업 이념에 글로벌 경영 명시= 대우증권은 올해 개정한 `기업강령'에서 글로벌 시대를 겨냥한 경영 이념을 처음으로 명문화했다. 대우증권은 강령에서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해당 국가와 지역의 사회적 가치관을 존중한다"고 규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