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3:42
수정2006.04.04 03:46
가장 글로벌한 문화가 음식문화이고, 음식은 국경이 없어진 지 오래다.
우리 고유식품인 비빔밥과 불고기, 삼계탕 등은 일찌감치 글로벌 푸드로 자리잡았다.
세계화에 앞장서는 고유식품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치다.
시원하고 물리지 않으면서도 열량이 적어 살이 찔 염려가 없고 영양가가 풍부한 김치는 세계인의 입맛을 조금씩 사로잡으며 수출업체 400여 개, 해마다 관련 특허등록 건수도 150건에 이르는 등 세계화가 급 물살을 타고 있다.
20년간 김치 전문기업으로 외길을 걸어온 (주)한성식품의 김순자 사장은 한국의 김치 맛을 세계에 전파한 일등공신이다.
앞으로 세계 15개국에 김치를 수출할 계획이며 업계에서 '김치전도사'로 통하는 김 사장은 최근 새 CI(기업이미지) 도입과 함께 주력 브랜드 '정드린'을 개발, 한성식품을 종합식품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한 주춧돌을 마련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한성식품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김치 재료를 사용해 14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포기김치를 비롯해 돌산갓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통 알타리, 미니롤 보쌈김치, 백김치, 오이소박이, 무청김치 등이 인기상품. 이 회사는 엄격한 재료 관리로도 유명하다.
배추, 무, 고추, 마늘, 생강, 소금 등 각종 김치 재료를 엄선해 채소류와 품질좋은 젓갈 등으로 고유의 맛을 살려낸다.
맵지 않고 짜지 않은 깔끔한 맛이 특징인 한성김치는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식품발명전에서 깻잎양배추말이김치와 미니롤보쌈김치를 내놔 금상과 동상을 휩쓸었다.
기존 김치의 이미지나 형태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변형시킨 이 제품들은 전시기간 내내 세계인들에게 호평 받으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한성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홈쇼핑 판매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LG홈쇼핑에서만 무려 55만 세트가 팔려나가며 단일품목 판매부문 1위를 차지한 것.
이는 핵가족화로 김치를 담그는 가정이 줄어들면서 김치가 온라인 유통의 효자상품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것을 반증한다.
특히 한성식품은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도 김치, 반찬 등을 독점 공급하는 등 김치를 세계에 알리는 '김치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쑥김치와 풋마늘김치를 발명하며 여성 발명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철탑산업훈장을 수여받은 김순자 사장은 "젓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싱겁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이에겐 다소 향이 강한 한성 특유의 김치맛을 만들어낸 것이 성공요인"이라며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제치고 높은 시장점유율을 고수할 수 있는 비결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순발력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여성CEO로서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반평생을 김치 국물에 손을 담그고 살아온 여성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김치에 관한한 최고의 전문가로 남겠다"는 당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032)684-9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