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말에 올라탈까,길목 지키기를 해볼까" 주가 차별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이른바 "잘 나가는" 종목만 주가가 오른다. 반면 종합주가지수가 아무리 올라도 제자리를 맴도는 주식도 많다. 투자자로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많이 오른 종목에 손을 대자니 겁이 나고,덜 오른 종목은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안보여서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주도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소외주로 관심을 분산시키는 것보다 유리하다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지수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경우에 대비해 지금까지 덜 오른 종목에 "분산투자"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르는 종목만 더 오른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3월 이후 20일까지 2백포인트 이상 올랐다. 하지만 체감지수는 싸늘하다. 삼성전자 등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사는 종목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종목은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4월과 5월에는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초과한 종목이 각각 3백9개로 전체 상장종목의 45.8%를 차지했다. 그러나 6월에는 2백4개(30.2%)로,7월부터 지난 8월13일에는 1백52개(22.5%)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7∼8월에는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4백2개에 달했다. 전체의 약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700선 안팎에선 오르는 종목은 계속 오르고 안되는 종목은 철저하게 소외되는 차별화 현상이 과거 우리 증시의 특징"이라며 "반도체 정보기술(IT) 철강·화학 등 '주류'에서 벗어나면 손해"라고 지적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500∼650선에선 가격 논리로 주가가 오른 반면 650선 이상에선 실적이 핵심"이라며 "주도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60만원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론 금융주 등 현재 상승대열에서 비껴선 종목으로 말을 갈아타는게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향후 지수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센터장은 "대세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지금 오르는 종목에 베팅하는게 맞지만 지수는 앞으로 770∼800선에서 조정을 받아 65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삼성전자등 지금의 주도주는 최근의 신고가를 다시 뚫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외국인 매수 종목이 다소나마 확대되고 있는 점도 분산투자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외국인은 8월 들어 한미은행 KT 현대중공업 등 그동안 외면해온 종목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 패턴이 '소수종목 대량매수'에서 '다수종목 소량매수'로 바뀌고 있다"며 "실질지수와 체감지수 간의 괴리를 축소하는 시장흐름에 대비해 중저가 옐로칩이나 턴어라운드형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관 참여가 변수다 '집중(주도주)이냐 분산(소외주)이냐'는 결국 기관의 증시 참여 활성화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편식' 성향이 강한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에선 외국인 선호주와 비선호주 간 주가 차별화가 심한 반면 기관은 매매 종목이 외국인에 비해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신동성 한국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과거 경험상 기관은 외국인과 달리 대형 우량주 외에 경기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 가치주에도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며 "기관장세에선 중소형 가치주 등 주변주도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