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업계에서는 같은 학연과 지연을 지닌기업가들끼리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사례가 잇따라 `역시 비즈니스 세계는 냉정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도메인업체 후이즈(대표 이청종)는 경쟁업체인 가비아(대표김홍국)를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 87학번인 이 사장과 연세대 사회학과 85학번인 김 사장은 같은 대학 출신에다 학내 노래동아리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문에 동아리 선후배인 이들의 관계는 형사고소까지 불사하는 지경으로치달았다. 이 사장이 김 사장의 회사를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이유로 들어 경찰에 고소한 것이다. 이 사장은 "가비아가 우리 회사의 도메인인 whois.co.kr과 유사한 whois.or.kr도메인을 이용해 영업을 해오면서 사이트 이미지에는 whois.co.kr라는 영문도메인을삽입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사업에 피해를 입혔다"며 고소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한달전 디자이너의 실수로 사이트 이미지를 잘못 표현한것은 인정하지만 whois는 상표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도메인으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올해초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직을 놓고 격돌했던 현대정보기술 김선배사장과 포스데이타 김광호 사장도 연세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다. 69학번인 김 사장은 당시 회장직 연임을 노리던 같은 과 7년 선배 포스데이타김 사장과 경선을 벌인 끝에 `SI(시스템통합)등 소프트웨어 업계가 과당경쟁으로 공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위기론을 내세워 협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당시 포스데이타 김 사장은 3년전 추대형식으로 회장직을 맡아 별탈없이 협회를이끌어 왔기 때문에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기만료를 앞두고 김선배 사장이 갑자기 회장직 도전을 외치고 나오는 바람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양 CEO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포털업계에서도 같은 학교 출신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자란 `막역지우'사이인 이해진 NHN 사장과 이재웅 다음 사장은 포털사업을 시작하면서 업계수위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숙명의 라이벌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