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부천시에서 커피전문점을 창업한 L씨는 5일동안 색다른 오픈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의 핵심은 클래식 연주회.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 연주자들이 귀에 익숙한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연주하자 거리는 순식간에 문화축제의 광장으로 변했다. "오픈 이벤트로 클래식 연주회를 열 줄은 몰랐다." 문화마케팅을 접목한 오픈 이벤트는 고객과 지역주민들에게는 일종의 쇼크였다. L씨는 계속해서 재즈음악회를 열고 지역의 미술가를 초빙해서 고객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행사를 여는 등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고객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지고 점포는 더욱 번창한다. 소자본창업의 최전선이 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불황이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가운데 참신하고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이 속속 등장하면서 답답하고 무기력한 현실을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는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창업붐과 함께 퇴직자, 여성,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소자본 창업대열에 합류했다. 아무런 사전준비도 없이 창업에 나서게 된 예비창업자들의 대다수가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약 5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효과로 경쟁력을 갖춘 소자본 창업자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들이 터득한 것은 사업은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한번 왔다가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방문해서 물건을 사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어떤 업종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른바 본격적인 소점포 마케팅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창신동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Y씨는 어린이 고객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서 '어린이 댄스댄스 페스티벌'을 연다. 논현동에서 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여성고객이 찾아오면 할인을 해주는 '로즈데이' 행사를 하고, 선남선녀들에게 맞선 기회를 주는 '솔로탈출 파티'를 개최한다. 일산에서 반찬전문점을 운영하는 K씨는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보내드리는 '효도잔치'를 연다. 소점포 창업자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불황이 아니라 고객을 감동시킬 전략이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과 고객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을 사랑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재수 < 한국창업개발연구원(www.changuptoday.co.kr)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