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났는데도 장맛비 못지 않은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장마가 종료됐다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기가 무섭게 최근 몇년 동안 되풀이 되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일 오전부터 내린 이번 집중호우의 원인은 따뜻한 공기덩어리와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만나 매우 불안정한 대기속에 비구름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고온다습한 기류가 유입되고 북쪽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위치하면서 성질이 서로 다른 공기가 충돌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우리나라 상공에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하층대기에서는 고온다습한 남서기류가 유입되는 반면 상층에는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어 이로 인해 활발한 대류운동이 일어나 소나기 구름인 적란운이 만들어져 천둥,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렸다는 것이다. 오늘 새벽 경기 북부지방에 집중됐던 폭우도 이같은 현상이 서해상에서 발생하면서 수증기까지 가득 품고 들어와 장대비를 쏟아 냈다. 여기에 국지적으로도 연일 영상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때문에 지표면 인근의 공기는 뜨겁게 가열된 반면 대기 상층부에는 찬 기압골이 지나가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경기북부와 강원 등 중북부 지방에서는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가운데 천둥과 번개가 치면서 시간당 최대 70mm의 폭우가 쏟아졌다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경기도 도평에 267mm, 철원214mm, 동두천 168mm, 문산 130mm, 의정부 104.4mm, 춘천 90.5mm, 서울 78mm로 경기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비가 경기북부와 강원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렸지만 지금부터는 남서쪽에서 유입되고 있는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인해 남부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7일 오후부터는 제10호 태풍 `아우타'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이 간접영향권에 들면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태풍 `아우타'는 그 중심이 일본 열도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태평양에서부터 몰고 온 다량의 수증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면 `에너지원'을 공급받은 비 구름대에서 폭우가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7일 오전부터는 비 구름대가 남부지방으로 옮겨가면서 남부내륙 지방에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비 피해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