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윤기나는 머릿결에 회사 자존심을 걸어라" 프리미엄 샴푸 시장이 생활용품 업체들의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초까지 유니레버코리아 한국P&G 등 외국계 업체들이 독식하다시피 하던 이 시장에선 지난해 말 부터 LG생활건강 애경산업 태평양 등 국내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CJ주식회사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한국P&G의 헤어케어 브랜드 '팬틴'과 '비달사순'은 지난 달부터 샴푸 한 개 가격에 린스(컨디셔너)와 비치백을 얹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천㎖들이 샴푸 한 개 값(9천원)만 내면 5백㎖ 용량의 컨디셔너와 비치백까지 함께 주는 것.비달사순도 샴푸 5백60㎖ 한 세트 값에 컨디셔너(5백㎖)와 비치 백을 덤으로 준다. 유니레버는 8월 말까지 '럭스 수퍼 리치' 구입고객 중 추첨을 통해 매일 한 사람에게 다이아몬드 펜던트를 증정하고 럭스 사이트 회원 가입자에게 샴푸ㆍ린스 샘플을 주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까지 엘라스틴 샴푸 9백㎖ 제품을 사면 4백㎖ 제품을 얹어주는 행사를 했다. 애경산업은 지난달 말까지 '케라시스' 잠재 고객을 추천받아 이 가운데 1만명에게 정품 세트를 보내주고 추천한 사람에게도 추첨을 통해 카르티에 시계,페라가모 지갑 등을 선물하는 행사를 했다. 태평양 '나노테라피'도 지난달 말까지 추첨을 통해 에어컨 냉장고와 자사 제품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벌였다. 가장 늦게 이 시장에 진입한 CJ주식회사는 쌀 추출물로 만든 프리미엄 샴푸 '식물나라 인조이어 라이스데이' 시판을 기념해 구매 고객 전원에게 헤어 리페어키트를 증정하고 있다. 각 업체가 내세우는 모델들도 화려하다. 유니레버코리아는 이미연,LG생활건강 엘라스틴은 전지현,애경산업 케라시스는 고소영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얼굴로 나서 프리미엄 샴푸는 화장품 못지 않은 '미녀들의 경연장'이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에선 LG생활건강의 급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중반까지의 '외국계 2강'체제가 깨지고 '유니레버코리아·한국P&G·LG생활건강의 3강'체제가 이뤄졌다. 세계적인 마케팅 리서치 전문회사 AC닐슨은 지난해 9월,국내 프리미엄 샴푸 시장 점유율 순서를 유니레버코리아의 도브(17.6%),한국P&G의 팬틴(12.3%),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9.2%) 순으로 발표했다. 이 순서는 같은해 12월 엘라스틴(14.7%), 팬틴(14.1%),도브(13.3%)로 크게 바뀌었다. 당시 엘라스틴의 1위 등극은 대단한 화제였다. 하지만 올해 5월 다시 이뤄진 조사에서는 도브(13.6%),팬틴(13.5%),엘라스틴(13.2%)의 순으로 박빙의 3각 구도가 연출됐다. 프리미엄 샴푸란 대개 제품 1백g당 가격이 1천원을 넘어서는 제품을 말한다. 국내 프리미엄 샴푸 시장은 1990년대 중반 한국P&G가 팬틴과 비달사순을 내놓은 데 이어 2000년 유니레버의 도브,일본 시세이도의 아쿠에어(판매는 한국J&J) 등이 가세하면서 4백억원대로 커졌다. 올해 예상 규모는 1천1백억원.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