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은근히 정치권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중소기업은 망할 가능성이 크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흥할 기업과 망할 기업'의 징조를 가려내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중진공이 공단 내 컨설턴트와 현장지원팀 직원 등 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자체 발행하는 경영월간지 '기업나라'에 게재한 이 내용은 일종의 중소기업 흥망 판별법인 셈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망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화장실이 지저분한 기업 △사장실이 유난히 화려한 기업 △직원 표정이 조직폭력배 같은 회사 △경영진이 정치권 친분을 은근히 강조하는 회사 등이다. 기업을 방문했을 때 정리정돈돼 있지 않고 특히 화장실이 더러운 곳은 앞날이 어두운 회사라는 응답이 많았다. 또 구내식당은 초라한데 사장이 화려한 사무공간과 고급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결과가 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해 마치 조폭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기업과 말 끝마다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을 들먹이는 사장이 경영하는 중소기업도 망할 가능성이 큰 회사로 분류됐다. 이에 반해 흥하는 회사는 △화장실과 공장의 폐기물 처리장이 깨끗하고 △직원들의 전화 응대가 아주 친절하며 △사장이 겉치레를 싫어하고 △직원들에게 사내외 연수 프로그램이 많이 제공되는 기업 등이 꼽혔다. 중진공 관계자는 "중진공의 경영 컨설턴트들은 오랫동안 중소기업인들을 접해왔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 판단에 대한 직감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