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증시의 최대 화두는 역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종 주가도 경기회복의 여부와 그 강도에 민감하게 영향받을 수 밖에 없다.


하반기 이후 국내외 경기가 되살아나 준다면 금융주는 정보기술(IT)주와 함께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을 0순위에 해당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특히 금융주는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라는 점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SK증권은 "은행 증권 보험 등 20개 상장 금융회사들의 실적을 추정한 결과 금융업종은 작년 4분기부터 이어진 3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마감하고 3분기부터 흑자경영으로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침체와 카드채 파동 등의 여파로 2분기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은행 카드 등 금융주들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하반기 이후 실적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이다.


물론 최근 3개월여간 주가상승 과정에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 은행 =SK글로벌 분식회계사태로 인한 충당금 추가 부담과 카드 연체 등 가계여신의 부실화로 올들어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올 2분기중 1천1백46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주택은행과 합병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적자 전환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은행주에 대한 긍정론은 가계부실 심화→SK글로벌 분식→카드채 파동 등으로 이어진 악재가 상반기중 모두 노출됨으로써 하반기부터는 경영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최악의 국면을 보인 국내 경기가 회복추세로 돌아서면 카드 및 가계여신의 신규연체가 줄면서 은행들의 실적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여신과 관련한 충당금 적립부담이 새롭게 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가계ㆍ신용카드 부문의 부실이 개선되는 정도도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일부 은행주들은 추가 상승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밸류에이션상 은행주의 하락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에 조정받을 때마다 사들이는 저가 분할 매수 전략을 검토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 증권 =올 사업연도 1분기(4∼6월)중 국내 증권사들의 세전 이익은 5천7백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백68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증권사 실적이 급호전된 이유는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거래도 늘어난 데다 파생금융상품 등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에 미치지 못해 증권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는 전년 동기대비 16.8% 줄어든 8천8백56억원에 그쳤지만 자기매매수지(단기매매증권운용 손익+파생상품 거래손익)는 작년 1분기의 2천3백66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3천9백6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위탁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증권사의 수익구조상 증권주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거래대금이 더 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보험 =보험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증시침체에 따른 투자영업이익 감소로 약세를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유승창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운용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 호조로 상품주식의 운용 리스크도 감소하고 있다"며 "투자영업 부문에서의 실적 호조로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보험주 향방을 가름할 또다른 변수는 자동차보험료의 인상 가능성이다.


과거의 예를 감안할 때 오는 10월께 3% 안팎의 보험료 인상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있다.


유 연구원은 "자동차 보험료가 오를 경우 업계 선두인 삼성화재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업계 최저수준인 현대해상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카드 =카드주의 최근 주가상승은 유동성 문제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는 것과도 직접 관련이 있다.


LG 외환 등 전업 신용카드사들의 6월말 연체율은 모두 10% 이하를 기록,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벗어났다.


그렇다고 카드업계의 위기가 끝난 것만은 아니다.


6월 신규연체 발생이 2조1천억원에 달해 5월보다 4천억원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내수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연체율 증가에 따른 부실 심화현상은 되풀이될 소지가 있다.


이준재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앞으로 연체순증규모가 줄어드는 것과 상관없이 전업카드사들은 누적된 연체를 해소하기 위해선 장기간 소요되고 추가 자본확충 부담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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