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1:09
수정2006.04.04 01:13
"주가는 올라도 개인투자자들은 재미를 못보고 있습니다"
장득수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25일 "외국인이 주식을 본격 매수하기 시작한 지난 5월중순부터 개인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주가지수는 상승해도 개인들은 실제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올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체감지수는 정반대다.
하락종목이 상승종목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날뿐이 아니다.
코스닥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이런 현상은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만 사들이면서 주가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종목차별화 장세가 갈수록 심화돼 앞으로는 중소형 개별종목을 선호하는 개인은 더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떠나는 개인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3개월 연속 주식을 팔아 돈을 챙긴 다음 증시를 떠나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5월 1조2천억원(코스닥 포함)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6월 1조1천억원,이달들어 25일까지 9천5백억원 등 석달동안 3조3천7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중 고객예탁금은 5천억원 증가했지만 개인 순매도는 거래 이틀 후 예탁금 증가로 잡히는 점을 감안하면 석달 동안 2조8천억원의 자금이 시장을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송봉현 동원증권 양재지점장은 "삼성전자 NHN 등 주도종목을 저가에 잡았던 '큰손'들이 차익을 실현한 다음 시장에서 일단 발을 빼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송 지점장은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현금을 챙기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욱 LG투자증권 화곡역 지점장은 "올 5월 중순까지는 개인들의 수익률이 훨씬 좋았으나 6월 이후부터 개인들의 수익은 제자리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자금 왜 안들어오나
증권사 일선지점장들은 무엇보다 개인이 살 만한 주식이 마땅치 않다고 강조한다.
장득수 지점장은 "삼성전자,인터넷·게임주 등 몇몇 종목이 전체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은 주도주를 추격 매수하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저가주를 사면 영락없이 손실을 보는 형국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살 만한 주식이 없는 상황에선 개인들의 신규 투자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일견 당연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송봉현 지점장은 "경기에 선행한다는 주식시장은 이미 바닥에서 30% 이상 올랐지만 개인들의 체감경기는 한겨울이나 다름없다"면서 "여유가 많은 일부 투자자들만이 시장에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욱 지점장은 "지난 5월 이후 시장은 개인들에게 주식을 살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조정 없는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개인자금은 안 들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언제 돌아올까
장득수 지점장은 "개인들은 최근의 단기급등에 대해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 650∼680선까지 조정을 받을 경우 신규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봉현 지점장은 "개인자금이 증시로 물꼬를 트려면 경기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로는 하반기 이후 경기상황이 윤곽을 드러낼 오는 9∼10월께는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