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북 부안군 부안읍내에서 열린 원전수거물관리센터(원전센터) 유치 반대집회가 과격시위로 돌변, 시위대 20여명과 전경17명등 총 40여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후 7시 30분 현재 시위대가 도심 곳곳에 폐 타이어와 가스통에 불을 지르며경찰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어 앞으로 부상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집회상황 핵폐기장 백지화 및 핵발전소 추방 범 군민대책위 주최로 이날 오후 2시 부안수협 앞에서 열린 집회는 핵폐기장 유치 반대운동을 펴온 국회 정균환(고창.부안)의원과 종교계, 노동계, 지역 주민 등 총 5천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국내 인권단체 운동가 문규현, 문정현 신부가 나서 `핵폐기장 유치 철회'를 호소하기도 했다. 연단을 중심으로 집회 현장 곳곳에는 `핵폐기장은 곧 죽음이다', `핵폐기물 결사 반대', `매향노 김종규 군수 퇴진하라'고 적힌 각종 플래카드와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연단 옆에는 높이 3m, 폭 2m짜리 모형 핵폐기물 드럼통이 설치돼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참석자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정의원은 핵폐기장 유치를 추진한 김종규 군수와 군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한 뒤 "핵폐기장 설립을 끝까지 몸으로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전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소속 고흥석 교수도 "핵폐기물의 안전성을 전혀 모르는 두재균 총장이 핵폐기장 유치에 앞장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두총장의공식사과를 요구했다. ▲군청 앞 시위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오후 4시 40분께 부안군청 앞으로 몰려가 `김종규 군수퇴진' 구호를 연신 외치며 본격적인 시위에 들어갔다. 10여분이 지나면서 시위대 2천여명이 경찰과 몸싸움을 시작했고 이중 일부가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또 시위대 뒤쪽에 있던 주민들이 군청사에 돌멩이와 낚싯봉, 각목, 젓갈 등을마구 던져 현관 유리창과 청사 2.3층 유리창 20여장이 깨졌다. 이들은 시위현장을 취재중인 기자들에게도 돌과 젓갈, 각목 등을 던졌으며 일부기자가 냄새가 심한 젓갈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특히 시위대 가운데 한 명이 반대시위 가두차량(1.5t 타이탄)을 몰고 청사로 돌진, 이를 막던 전경 10여명이 다쳐 부안 성모병원 등지로 긴급 후송됐으며 몸싸움과정에서 전경 3명이 시위대에 끌려갔다. 시위대들은 또 부안시내 중심가에 폐타이어를 쌓아놓고 불을 지르기도했다. 경찰은 두 세차례 투석전이 벌어지는 동안 경찰헬기를 통해 시위대의 `해산'을종용했으나 시위대는 청사 앞에 앉아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가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경찰은 오후 6시부터 군청사 앞에서 시위대를 시내방향쪽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500여명이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특히 이중 일부 시위대들이 경찰의 추격을 막기 위해 서부터미널 사거리 부근에서 가스통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현재 시위대는 부안읍내 골목을 삼삼오오 몰려 다니며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고있어 과격시위가 밤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방향 경찰은 이날 집회현장에서 시위 주동자와 폭력을 휘두른 주민들에 대해서는 전원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군청 앞 시위에서 각목을 휘두르거나 돌을 던진 농민 수십여명을 채증했으며 이를 토대로 23일부터 관련자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시위 가담자 10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난 주민들이 김종규 군수와 유치 찬성 군위원들의 신변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의 집과 사무실에 경비인력을 늘리는 한편 부안군 지역에 배치된 전경 40개 중대 4천500여명을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부안=연합뉴스) 박희창.임청 기자 limch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