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대형 공연물이 잇따라 기획되고 있다. 오는 9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7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야외 오페라 '아이다'가 선보이는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제작비 80억원의 대형 뮤지컬 '맘마미아'가 무대에 오른다. 올 3월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던 뮤지컬 '캣츠'(제작비 70억원)는 이달말부터 수원 부산 광주 대구 등지에서 텐트 순회공연을 갖는다. 또 내년 5월에는 비제의 '카르멘'(제작비 70억원)이 공연될 계획이다. 공연기획사인 CnA코리아가 제작하는 오페라 '아이다'는 1천5백여명의 출연진과 코끼리 10여마리,낙타 60여마리 등이 등장하는 초대형 공연.또 실제 크기와 거의 맞먹는 대형 오벨리스크와 스핑크스를 재현해 공연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다'는 VIP용 입장권 가격을 국내 공연사상 최고가인 장당 60만원으로 발표,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의 노래를 딸과 어머니의 이야기로 풀어낸 '맘마미아'는 2001년 10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한 화제의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선 처음 소개된다. 오페라 '카르멘'은 기존에 선보였던 오페라들처럼 해외 유명 극장이나 제작자들이 만든 작품을 그대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CnA코리아가 출연진 캐스팅과 무대 및 소품 의상 등 제작 전반을 직접 기획하고 맡은 점이 특징이다. '카르멘'을 기획한 CnA코리아측은 서울 공연에 이어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과 일본 싱가포르 대만 중국 등 해외 순회공연도 예정돼 있으며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 3월 재개관 페스티벌을 추진중인 세종문화회관 김신환 사장도 최근 이탈리아를 방문,대규모 야외오페라 유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공연물의 대형화는 지난해 1백2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20억원의 순이익을 남긴 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촉발됐다. 또 지난 5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된 오페라 '투란도트'가 흥행에 성공한 것도 대형 공연이 잇따라 기획되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공연 대형화 바람에 대해 공연계는 "'오페라의 유령' 성공 이후 영화 쪽에 집중됐던 창투사 자금이 대형공연 쪽으로 몰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호하는 관객들의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공연계 일각에서는 "'투란도트' 등의 흥행이 잘됐다고 하니까 너도 나도 대형 공연에 뛰어드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수십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는 결국 관객의 부담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