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한 명의 인재가 수만 명의 종업원을 먹여 살린다"고 했다. LG 구본무 회장도 "인재를 찾아내고 육성하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는 등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인재평가 및 육성, 관리에 업무 시간의 70%를 사용했다는 말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하라'(윤태익 지음, 더난출판, 1만5천원)는 성격의 유형을 다룬 책이다. 성격유형은 크게 세 가지. 개인과 기업에 적용하면 흥미롭다. 아랫배 부근의 힘을 주로 쓰는 장형(뱃심, 자동차=현대그룹)과 감정 에너지를 쓰는 가슴형(인화, 생활용품=LG그룹), 지식 에너지를 쓰는 머리형(논리, 전자=삼성그룹) 등이 그것. 다양한 성격 유형 분석은 인간관계의 갈등을 푸는데 좋은 참고가 된다. 그러나 단순한 성격 유형 분석 자료라는 생각으로 들여다보면 이 책의 미덕을 놓칠 수 있다. '아홉 가지 삶의 성공 모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첫번째 미덕은 갈등을 '사람과 사람의 다름'에 맞추고 있다는데 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갈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도 성격 유형 분석이 도움을 준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미덕은 타고난 성격 유형을 앎으로써 올바른 기업 문화를 만들고,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에 관해 구체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다. 실제로 내가 만나는 많은 경영자들이나 인사 담당자들은 직원들이 능력을 1백%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요즘 직장인 교육 프로그램들이 직능개발 교육에서 자기계발이나 마인드 향상 쪽으로 늘고 있는 걸 보면 개인의 능력 개발을 위해서는 기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님을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 만나길 좋아하고 그들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는 사람을 정보관리 부서에 배치한다든가,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고객응대 업무에 배치한다면 그 사람들은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인재를 찾아내고 육성하느라 들이는 노력은 가히 놀랄 정도이지만 능력이 검증된 인재가 떠나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근래에는 이런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이익배당제도, 스톡옵션, 주택자금 지원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재가 가진 기술적인 능력 외에 인재가 가진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그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기도 한 성격 유형 분석에서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한 성격별 대응법까지 우리가 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해야 하는 일은 무수히 많다.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법이며, 기업 경영도 결국 사람을 잘 경영해야 성공할 수 있음을 수많은 기업 사례를 통해 보고 있다. 갈등을 평화로 바꾸고 싶다는 저자의 소박한 바람은 일상의 행동지침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유영상 < 한국표준협회 상근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