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시아 외환개입' 본격 제동..위안화 절상압력 거세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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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약세 정책'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유지해 온 아시아 각국 정부에 환율정책 수정을 공식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환율 문제에 대해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15,16일 이틀간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아시아의 외환시장 개입을 공개 비판한 게 그 신호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미국이 중국 일본을 비롯 인위적 환율조정에 나서는 아시아국가들을 대상으로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조정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는 행위를 근린궁핍화정책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HSBC의 마크 챈들러 수석 외환전략가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아시아의 통화가치 수준에 대한 논쟁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1차적 타깃=중국은 환율 안정을 위해 지난 95년 이래 위안화를 미 달러에 고정시킨 페그제(1달러=8.2770위안)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들어 하루 평균 6억달러 이상을 시장에서 사들여 인위적으로 현재의 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세계 2위(6월 말 현재 3천4백억달러)이며,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수혜 국가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통화가치는 저평가돼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위안화의 적정 환율이 달러당 4위안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최소 15% 평가절상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골드만삭스)
얼마 전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대해 고정환율제의 폐지를 종용하고 나선 것 역시 중국의 현행 환율제도가 달러약세에 따른 미국의 경기부양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미 제조업체들의 불만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대 중국 무역적자 규모가 1천30억달러에 달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환율제도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공식적인 논의를 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분위기의 반영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불똥 튈 듯=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의 이른바 '환율 압력'에 안전지대가 아니다.
외환보유액 상위 10개국 중 7개 국가가 아시아에 몰려 있을 정도로 이 지역 국가들은 달러 사재기에 나서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 정책을 지속했다.
일본 정부는 경기부양 효과와 함께 수출업자들의 채산성을 높여준다는 차원에서 지난 5월에만 3백억달러를 매입,엔화 가치 하락을 유도했다.
말레이시아 링기트와 홍콩 달러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 달러화에 고정,최근 달러가치 하락의 효과를 덩달아 보고 있다.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미 달러 약세가 전반적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나홀로 강세'를 보여온 유로화 사용 국가들의 대 아시아 압력도 엄청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은 무역수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아시아에 합당한 부담을 떠넘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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