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밍업은 끝났다.올 하반기부터 가속페달 밟는다.'


17일 부평 GM대우자동차 본사.


닉 라일리 사장은 향후 2∼3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해 GM대우를 반석위에 올려 놓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 4월 출범 6개월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 때와는 사뭇 달랐다.


당시 투자규모와 일정,신차 출시 시기 등에 극도로 말을 아꼈으나 이번엔 스스럼없이 경영계획을 공개했다.


탐색전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서려는 권투선수의 결연한 표정을 그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감의 배경을 지난 상반기 내수시장 점유율에서 찾았다.


"지난 1월 22.1%였던 경쟁시장 점유율이 6월엔 25.1%로 3%포인트나 높아졌습니다.

당초 기대했던 사업계획 목표를 훨씬 앞서가는 것이지요."


GM대우가 갖추지 못한 대형 승용차와 RV(레저용 차량)를 제외한 경쟁시장에서 경쟁업체인 기아차와 르노삼성차가 잃은 시장점유율을 흡수했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기아차의 점유율은 연초 19.0%에서 6월말 14.8%,르노삼성차의 점유율은 20.0%에서 17.5%로 각각 낮아졌다.


그는 특히 "기아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라일리 사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적자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손익구조는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며 "수출도 본격화되고 있어 개선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과거 대우차가 갖고 있던 북미지역 판매망보다 10배 정도 많은 5천5백개의 스즈키 및 시보레(GM 계열)의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어 수출에 한층 기대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인도 태국 등지의 현지조립 물량을 늘리기 위해 KD(반조립품) 수출을 라세티에서 마티즈 매그너스 등으로 다양화할 것"이라며 "KD 규모는 올해 20만대에서 내년 30만대로 50%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일리 사장은 "대우차가 신차 개발을 중단한 탓에 처음부터 다시 대형 승용차와 RV를 개발하느라 신차 투입은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모델 선정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오는 2005년초 대형 승용차를,2005년말 SUV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 방식의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신중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근 북미 수출용 차량의 디자인과 부품사양을 변경하면서 통상 9개월 걸리던 소요기간을 4∼5개월이나 앞당겼다"는 것.


"과거 대우차 시절 의사결정이 빨랐다고는 하나 오히려 구매 생산 마케팅 등 각 사업부문간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부작용이 많았지요.반면 GM식으로 각 부문의 의견을 수렴해 의사 결정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어 비용을 줄이고도 좋은 품질의 차량을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라일리 사장은 노조가 기본급 11%,동종업체와의 격차분 10% 등 20% 이상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한 데 대해 "과다한 요구"라면서도 "재정상태에 따라 격차분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한 경쟁업체의 올해 임금인상률 이상 올려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로 들렸다.


글=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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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49년 영국 웨일스생

<>74년 영국 캐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졸업

<>75년 GM 디트로이트 디젤 입사

<>78~84년 GM 벨기에.미국.멕시코 지사 근무

<>84년 GM계열 영국 복스홀 이사

<>94년 GM유럽 품질부문 부사장

<>96년 영국 복스홀 회장 겸 대표이사

<>2001년 GM유럽 판매.마케팅.AS부문 부사장

<>2002년 GM대우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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