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대대적인 인사ㆍ조직 개편에 나선다. 한은은 5개 전문분야로 나뉘어 있는 '직군제'를 이르면 연내 폐지하고 팀제에 의해 세분화된 조직도 유사한 업무 분야별로 통ㆍ폐합하는 '"대부(大部)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17일 "한은의 경기예측 및 조사분석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인사ㆍ조직구조를 대폭 손질할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의견 수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되도록 올해 안에 조직개편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직군제 4년 만에 폐지 한은은 지난 99년부터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군제를 시행해 왔다. 직군제란 △통화신용정책 △외환ㆍ국제금융 △조사ㆍ통계 △금융서비스 △경영관리 등 5개 직군 가운데 직원들이 각자 희망하는 전문분야를 선택하게 만든 제도. 한번 선택하면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해당 직군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는 그럴싸했지만 시행과정에서 우수 인력들이 일부 인기 직군에만 몰리는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5개 직군 가운데 특히 경제전망의 근간이 되는 조사ㆍ통계직군에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조사ㆍ통계 직군에 우수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해 경제 예측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군제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팀제에서 대부제로 현재 한은에는 각 국별로 많게는 20개 가까운 팀이 꾸려져 있다. 지난 99년부터 팀제를 시행한 결과 소규모 조직이 양산됐다. 각 업무영역별로 팀을 만들다 보니 전문성은 어느 정도 높아졌지만 '큰 건'을 상호 유기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은 예전보다 훨씬 떨어졌다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관계자는 "부서 규모가 작아지면서 직원들이 단편적인 연구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부서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큰 단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