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궈진 미국 증시가 한 단계 더 뛰어오를까,아니면 한 템포 쉬어갈까. 월가 전략가들은 이번주가 갈림길에 서있는 미국 증시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의 수익발표가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데다 각종 주요 경제지표들이 대거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묘한 시점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5일 의회 청문회에서 어떤 얘기를 할지에도 월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신중론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주가가 이미 '하반기 경제회복'이라는 재료를 대부분 반영했다는 분석에서다. 실제 지난 3월11일 최저치 이후 4개월 만에 다우지수는 20.1% 올랐고 나스닥은 무려 35% 폭등했다. 나스닥의 경우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이 32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0년 4월 인터넷주가에 한창 버블이 끼어있을 당시의 31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특히 단기 급등한 기술주들에서 상승의 분명한 '근거'인 수익 향상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수익 소식이 예상보다 못하면 주가가 급락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이래서 나온다. 이번주에는 다우종목에서는 씨티그룹 존슨&존슨 인텔 JP모건체이스 캐타필러 GM 하니웰 마이크로소프트 필립모리스 코카콜라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찰스스왑 퍼니매 메릴린치 뱅크원 등 금융주와 모토로라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 애플 EMC 노키아 에릭슨 피플소프트 등 굵직굵직한 기술주들의 수익 발표도 예정돼 있다.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자와 US에어웨이 AMR 컨티넨탈에어라인 델타 등 항공주의 수익도 경기동향을 민감하게 반영해준다는 데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익 발표와 함께 6월 소매동향,6월 소비자물가지수,5월 산업재고,6월 산업생산,6월 주택착공 및 건축추이,미시간대 7월 소비자감정지수 등도 미국경기 흐름을 어느 정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낙관론도 만만치는 않다. 개인들의 자금이 주식으로 몰리고 기업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띠는 등 시장 분위기가 전형적인 '강세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급격히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주 미국 주식펀드에는 2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전주의 25억달러보다 늘어난 것.EMC가 레가토시스템스를 13억달러에 인수하고 트럭업체인 옐로수가 로드웨이를 1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하는 등 잇단 M&A 소식들도 시장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주에도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기술주들이었다. 인텔 시스코시스템즈 델컴퓨터 등이 주도주 역할을 하면서 나스닥을 4.2% 끌어올렸다. 다우와 S&P500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를 2주 연속 오르게 만들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