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강세장 이미 진입vs금융장 성격 못벗었다..현장세 어떻게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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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상승장인가,유동성 장세인가. 증시 향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9일 현 장세는 이미 '강세장'에 진입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가가 바닥에서 35% 이상 올랐지만 고객예탁금이나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동성 장세로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에 반해 국내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 증시가 대세상승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본격적인 강세장 진입은 기업실적이 회복되는 시그널이 나올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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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세장 진입론 ]
'현 장세는 본격 강세장의 시작단계다.'
메릴린치증권은 9일 최근의 한국 증시 상승세는 침체장 속의 유동성 랠리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현 장세를 전형적인 강세장으로 보는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올 3월 이후 고객예탁금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매수세가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증시에서 자금을 뺐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35% 이상 올랐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 기간중 4조원에 달했지만 이는 전체 시가총액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메릴린치는 강조했다.
한국 증시의 최근 상승세는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 아니라 매도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번째로 최근 거래량이 거의 늘어나지 않다는 점을 꼽고 있다.
급격하게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랠리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네번째로 유동성 랠리는 투기적인 개인투자자들의 단타 매매에 휘둘리곤 하지만 지속적인 랠리는 장기투자자인 글로벌 펀드에 의해 주도된다고 메릴린치는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동성랠리 특징 중 하나는 실적이 부진한 기업이 실적이 좋은 기업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점.그러나 최근 랠리에서는 매수세가 실적이 개선된 블루칩에 집중되고 있다고 메릴린치는 강조했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최근 랠리는 견고한 펀더멘털을 근거로 이뤄지고 있으며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올해말 880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유동성 장세론 ]
올3월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35%이상 상승했지만 현 장세는 아직 "금융장세" 내지는 "해외요인(외국인)에 의한 제한적 유동성장세"에 머물고 있다는 시각이 시장주변에 적지 않다.
경기 및 기업실적의 악화가 지속되고 아직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자문운용실장은 이날 "현 증시는 '장세의 4국면 이론'상 실적장(대세상승장) 이전 단계인 "금융장세"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최상의 시나리오 일뿐 하반기 경기및 기업실적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가는 그동안의 상승분을 '반납'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장세는 불경기로 기업실적이 바닥인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주가 저평가 논리가 부각되면서 지수가 반등하는 장세.하지만 외환위기 직후 300선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단기적으로 500선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300선으로 다시 하락했듯이 경기회복 기대감이 무산되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국내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해서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현 장세는 국제적인 유동성장세 영향을 받고 있으며 국내 증시는 이를 뒤따라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동원투신 이 실장은 "대세상승장이 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9월이나 10월까지 매매를 쉬면서 주도주로 부각될 수 있는 실적호전 기업을 선별하는 것도 현 장세에서좋은 투자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