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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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의 평가 절상은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경제를 회복 국면으로 반전시킬 '구세주'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의 수출공장'으로 부상한 중국 기업들과의 세계시장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한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는 지금까지 수출 경쟁국, 특히 일본의 환율 변동에 민감한 영향을 받아왔다.
1980년대 엔고(高) 덕분에 한국 경제는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경험했고, 99년과 2000년의 엔고는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10%대의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상할 경우 '엔고 반사효과'에 못지않게 국내 경제에 새로운 '성장 발판'을 열어줄 것이란 전망이다.
◆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
한국은 올들어 6월20일까지 중국에 1백4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48.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중 한국 기업들의 미국 수출이 1백47억달러로 중국보다는 여전히 많았지만 증가율(2.2%)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올해말께 한국 기업의 최대 수출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은 한국 제품의 중국내 판매를 더욱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내 판매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폰 컴퓨터 일반기계 석유화학 전자제품 등 중국시장에서 품질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의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시장 경쟁에서도 유리해질듯
중국은 90년대 이후 적극적인 외자유치로 경공업뿐만 아니라 중공업과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투자를 늘려 한국 기업들과 경합해 왔다.
의류 섬유 저ㆍ중급 가전제품 등에서는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에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조선 반도체 철강 등에서도 양국 기업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이 단행되면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져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승훈 산자부 무역정책심의관은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큰 애로로 환율을 꼽았다"며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급 제품들에서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국내 물가에는 부담 될 듯
반면 중국산 제품의 수입가격은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인해 상당폭 오를 전망이다.
농산물과 생활용품 전자부품 철강 등 값싼 중국제품이 수입돼 지금까지 물가안정에 적지않게 기여했지만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국내 물가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제품을 원료나 부품으로 쓰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생산원가 상승 부담도 우려되고 있다.
올들어 중국산 철강제품 수입은 작년보다 1백9% 증가했고 전자부품 수입은 45.4%, 화공제품 수입은 23.7% 증가했다.
위안화 절상폭에 따라 파급효과가 달라지겠지만 이들 중국제품을 쓰고 있는 기업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