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청와대 비서실 직원조회에서 `2만달러 시대' 비전을 역설하면서 이를 이끌어가기 위해 청와대 직원들의 새로운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이 이날 주문한 덕목은 `절제와 긴장, 겸손, 직원.친우들과의 친교와단결.단합 및 상의, 오류 발견을 위한 활발한 토론'이다. 이날 노 대통령이 직원 조회를 직접 주재한 것이 새만금 헬기 시찰을 비롯, 청와대 내부 기강해이 사례 등이 잇따른데 따른 것이란 점에서 노 대통령이 제시한 덕목은 이들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원간 단합, 토론' 주문의 경우, 그동안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론 부산인맥, 386 참모, 민주당 당료 등 다양한 출신간 인화문제가 지적돼 왔을뿐 아니라, 최근엔 각종 물의와 파문의 여파로 `튀면 찍힌다'는 식의 몸사리기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과 관련, 눈길을 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지금 잘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문을 연뒤 `2만달러 시대' 비전 실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으면서 정치, 기업, 공직사회의 문화를 들어 "한마디로 달라져야 한다.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멀었다. 아직 변화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또 "내가 부족함에도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기존 문화와 다른 점에 대해 국민이막연한 기대를 가졌고 그것을 할 것이란 기대에서 였다"며 국민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고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계기와 흐름을 만들어야 하고, 그 중심에 여러분과 내가 서있다"고 청와대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작은 욕심을 씻어내야 한다", "2만불시대를 위해선 공직사회가 변해야 하며, 그 선두에 있는 청와대가 변해야 한다", "혼자서 똑똑하다고 되는게 아니니 마음을 열고 하나가 돼라. 내가 손해본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죽이면 된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라"라고 강조하며 공직자세 다잡기를 주문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돈을 벌겠다거나, 명예를 얻기 위해서라면 여기 있을 필요가없다. 명성을 얻으려면 연예인이 됐어야지...작은 욕심을 버리고 함께 가다보면 자기도 생각못한 기회가 오니 함께 가진 꿈을 위해 목표를 가꾸자"고 헌신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새만금 소방헬기 시찰 사건과 관련, 해수부장관시절 동해에서 포항으로 이동할 때 헬기를 이용하지 않았음을 사례로 들어 "100만분의 1이라도 정작 필요한 일에 소방헬기가 쓰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고 소개하고 "헬기 이용은 위법이기도 하거니와 가족이 함께 가서 문제가 된것으로 가볍게 생각했겠지만 그때문에 더문제가 된 것이다. 일거수일투족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날이 잘 선 칼을 가진 사람과 같다"며 재차 `적극적' 겸손을 강조하면서 "해이해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1시간 동안 진행된 조회는 노 대통령이 시종 선 채로 조용하고 진지하게이야기했고 기능직을 제외한 400여명의 참석자들도 내내 웃음이나 박수없이 경청하는 등 분위기가 평소와 사뭇 달랐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