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소비 위축으로 인해 물가 하락 현상이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연초 급등했던 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좋지만 '소비 감소→재고 증가→생산 감소→설비투자 감소→기업 감량→소득 감소→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하반기 경제운용도 소비심리 회복 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7일 청와대 경제장관간담회 때도 재정 금리 세제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 종합대책을 10일께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여의치 않다는게 문제다. 정부는 지난 4일 4조2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해 일부를 중산ㆍ서민층 지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경 편성안은 국회 예결위 구성을 둘러싼 여야 정쟁으로 계류돼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금예산을 30% 범위 내에서 전용할 경우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착안, 1조원 안팎의 기금예산을 중소기업지원 등 경기활성화에 우선 쓰는 방안을 찾고 있다. 추경 예산을 늘리는 문제는 규모를 늘려도 올해 안에 쓸 곳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검토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금리인하는 시중자금이 풍부한 데다 돈을 더 풀 경우 부동산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금 감면은 즉각적인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이 안된다는 점에서 검토 대상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김영주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추경 편성안이 국회를 빨리 통과해 집행되도록 하는 게 하반기 경제운용 방안의 1순위"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