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리 애거시(미국)가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테니스대회 4회전에 오르며 정상을 향한 순항을 거듭했다. 여자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도 16강에 안착한 가운데 러시아 미녀군단의 막내 마리아 사라포바도 돌풍을 이어갔다. 2번 시드의 애거시는 2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유네스 엘 아이나우리(모로코)에 3-1(5-7 6-4 7-6 7-6)의 진땀나는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이 겨루는 4회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로 92년 이후 11년만에 대회 통산 2번째 정상을 노리는 애거시는강서버 마크 필리포시스(호주)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올 호주오픈 우승자인 애거시가 대회 정상에 서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애거시는 이날 엘 아이나우리의 강서비스에 고전, 모두 19개의 에이스를 얻어맞는 등 고전했지만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 4세트 타이브레이에서 결점없는 플레이로 3시간13분의 '마라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3번시드)도 사르기스 사르크지안(아르메니아)을 3-1(6-4 6-4 2-6 6-4)으로 제쳤고 홈코트의 팀 헨만(영국)과 다비드 날바디안(아르헨티나. 6번 시드)도 3회전 관문을 통과했다. 여자부 톱시드의 세레나는 로라 그랜빌(미국)을 2-0(6-3 6-1)으로 일축하고 16강에 진출,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와 8강 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세레나의 라이벌로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쓴 3번 시드의 쥐스틴 에넹(벨기에)도 알리샤 몰릭(호주)에 2-0(6-4 6-4) 완승을 거뒀고, 1세트 도중오른쪽 어깨에 경련 증세를 보였던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8번시드)도 모리가미 아키코(일본)를 2-0(6-4 6-4)으로 제압했다. 이날 벌어진 경기 중 최대 이변은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러시아의 16세 소녀 사라포바(랭킹 91위)의 4회전 진출. '제2의 쿠르니코바' 또는 샷을 날릴 때 소리를 크게 질러 '괴성소녀'로 불리는사라포바는 강력한 스트로크와 서비스를 앞세워 지난 2000년 대회 4강 진출자인 11번 시드의 옐레나 도키치(유고)를 77분만에 2-0(6-4 6-4)으로 요리했다. 여자 단식에서 와일드카드 선수가 4회전에서 오르기는 98년 샘 스미스(영국)를포함, 4번째다. 시베리아 출신으로 6살 이후 플로리다에서 살고 있고 승리가 확정된 뒤 기도하는 자세의 세리머니를 펼쳤던 사라포바는 "매우 놀랍겠지만 이것은 현실"이라며 "항상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내 철학"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윔블던 AP=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