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일본,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18개국 외무장관은 22일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역내 채권시장 활성화 등 확고한 금융공조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태국 북부도시 치앙마이에서 열린 이틀간의 '아시아협력대화'(ACD)포럼을 폐막하면서 "금융시스템 개선을 위해 효율적이고도 지속가능한 역내 채권시장을 촉진"키로 하는 등 총 23개항의 `치앙마이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은 1997∼199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금융공조 방향을 제시하면서 "역내 공조 노력은 각국의 금융제도발전을 촉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언은 또 "변화가 심한 국제자본이동에 대한 아시아 지역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선언은 아울러 지난 2일 역내 11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설립된 1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채권기금'(ABF)을 환영했다. ABF는 일본과 중국,태국 등 ACD 회원국들의 출연금으로 조성되며 정부채 매입을 통해 역내 채권시장 활성화를 적극 도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외무장관은 인도가 `제 2의 ABF' 설립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최초 설립에 필요한 `시드 머니'(종잣돈)로 10억달러를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ACD 포럼 폐막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에 적절한 금융기구들이 없다"고 개탄하면서 역내 자본관리를 위한 `신용관리기구'와 `신용평가기관' 설립을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의 번영이 아시아 뿐 아니라 전세계에 혜택을 줄 것이라면서 `자립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아시아'가 되도록 합심협력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더욱 번영을 구가하고 경쟁력이 한층 강하며 후손들이 더 잘 살 수 있는 아시아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신 총리는 아시아의 전체 외환보유액이 1조4천억달러로 전세계의 절반이나 되지만 이 돈이 역내의 부(富)를 늘리는데 사용된 적이 없다며 "우리 자신이 보유한 외환이 서방세계의 부(富)를 창출하고 증대시키는데 쓰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아시아는 "자기 자산과 자원,힘을 관리하기 위해 애써야 하며 그러려면 독자적인 금융기구들을 창설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ABF가 역내 금융안정 공고화 및 금융위기 재연위험 최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탁신 총리는 `제2의 ABF' 설립 가능성도 있으며 그럴 경우 민간투자를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아시아 역내통화로 이뤄진 통화바스켓이 달러화를 밀어내고 아시아채권의 표시통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찬성론자들은 아시아 채권시장이 활성화되면 역내 민간부문에 대한 장기자본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ACD 포럼에서는 내년부터 카자흐스탄과 쿠웨이트, 오만, 스리랑카 등 4개국을 추가 가입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ACD 회원국은 한.중.일과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바레인, 카타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기존의 18개국을 합쳐 모두 22개국으로 늘어난다. (치앙마이 AP.AFP.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