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야간증시'(ECN)에서 23일부터 상하 5% 이내의 가격변동이 나타난다. 정규시장이 끝난 뒤에도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물론 거꾸로 손해를 볼 위험도 생겼다. 사실 그동안 야간증시는 거래소나 코스닥의 당일 종가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따분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격이 움직이게 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거래하나=거래시간은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다. 정규시장이 끝난 뒤부터 한국 증시에 많은 영향을 주는 미국 증시가 열리기 전에 문을 닫는다. 따라서 미국 증시를 참조해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야간증시의 매매대상은 KOSPI200지수와 코스닥50지수에 편입된 2백50개 종목이다. 야간증시에서 산 주식을 정규시장에서 팔아도 되며 거꾸로도 할 수 있다. 가격변동폭은 거래소·코스닥종목 구분없이 당일 종가 대비 상하 5% 이내로 제한된다. 정규시장에서 A종목 주식이 1만원에 마감됐다면 야간증시에서 이 주식은 9천5백∼1만5백원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다. 단 야간증시에서의 종가는 다음날 정규시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ECN에서 5% 올랐다 하더라도 정규시장에선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거래가 시작된다. 주문은 원칙적으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인터넷 거래만 가능하다. 낮에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과 같다. 전화주문의 경우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 콜센터에 문의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주문을 낼 수 있게 해놨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을 수 있다. 주문 단위는 거래소 10주,코스닥 1주로 정규시장과 같다. 계좌는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계좌를 이용하면 된다. 거래 비용도 정규시장에서 거래할 때와 똑같다. 결제도 정규시장처럼 거래 후 이틀 뒤 이뤄진다. 그러나 야간증시에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가 불가능하다. ◆유의할 점=가격체결 방식이 정규시장과 완전히 다르다. 거래소나 코스닥에선 가격만 맞으면 실시간으로 주문이 체결된다. 하지만 야간증시에선 30분마다 1번씩만 체결된다. 오후 4시30분 개장후 4시55분부터 5시 사이의 어느 한 시점에 당일 첫 주문 체결이 이뤄진다. 이어 5시25분부터 5시30분 사이에 2차,5시55분부터 6시 사이에 3차로 주문이 체결된다. 이런 식으로 8시55분에서 9시 사이에 아홉번째 주문 체결이 이뤄지며 이와 동시에 장이 마감된다. 따라서 주식을 산 뒤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되파는 데이트레이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문 체결이 이뤄지는 시간대에는 투자자가 주문을 취소하더라도 원래 주문이 그대로 체결될 수 있다. 이같은 가격체결방식(랜덤엔드 방식)은 주문을 넣다뺐다 하는 식으로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또 야간증시에선 개장 후 5분동안 주문을 받아 오후 4시35분 종목별 예상가격 등 각종 예상체결 정보를 처음 공개한다. 투자자들은 이 정보를 참조해 주문을 내는 게 유리하다. 어차피 거래소나 코스닥처럼 주문 즉시 체결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시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악재성 공시의 상당수가 정규시장 마감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시는 야간증시의 가격에 즉각 반영될 수 있다. 공시는 야간증시가 끝나는 오후 9시까지 나온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