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노동조합 파업 3일째를 맞아 전산망 작동중단 등 업무마비 우려가 커짐에 따라 그동안 조흥은행과 거래해온 기업들이 대출 및 결제, 수출입 금융업무의 차질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고 있는 금호와 롯데그룹은 물론 조흥은행을 일부 이용하는 대기업들도 전산망 작동이 중단될 경우 금융업무 마비 및 25일께 몰려있는 급여지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거래은행 대체 등비상대책에 나섰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거래은행이 한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업무차질 등 피해가 일부 현실화되고 있으나 대책 마련에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만 태우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파업에 이어 은행전산망 마저 마비될 경우 수출입대금 거래나 단기자금 운용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여신, 부동산관리 등 대부분의 은행관련 업무를 이미 다른 은행 등으로 분산해 놨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 25일로 예정된 급여지급도 개인별로 지정한 대체계좌가 있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25일 직원들의 봉급지급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개인별로 지정한 다른 은행 등을 통한 대체지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긴급히 필요한 자금을 이미 인출해 놓은 상태이지만 만일 다른 자금거래가 필요할 경우 국민은행 등 당좌계좌를 개설한 다른 은행을 통해 거래하고 LG건설도 전산망 마비사태가 발생할 경우 조흥은행외에 당좌거래를 트고 있는 외환은행을 통해 자금이체 및 급여지급을 해 업무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다음달 10일 남양주 호평 쌍용스윗닷홈 아파트의 2차 계약금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조흥흔행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계약금 수령계좌를 다른 은행에 개설해 고객들의 계약금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종합상사들은 수출입금융 차질의 방지에 나서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조흥은행 파업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 19일부터 거래를 중단했고 삼성물산도 신용장(L/C) 매입의뢰(네고) 등 일부 해왔던 거래를 다른 은행으로 돌렸다.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조흥은행과 일부 수신업무를 맺고 있었으나 파업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를 주거래 은행인 외환은행과 농협 등으로 이관을 끝냈고 현대자동차도 파업전에 이미 조흥은행과의 일부 거래를 다른 은행으로 돌려놨다. 조흥은행을 임직원들의 급여지급 은행으로 이용하고 있는 SK㈜는 전산망 마비가 우려되자 원래 21일이던 급여지급일을 앞당겨 지난 18일 미리 급여를 지급했다. 조흥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수출환어음 매입, 수입 원자재 대금 지급, 수출입 신용장 개설, 무역금융 등이 불가능해지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 의류수출업체 K사 관계자는 "수출환 어음매입이 불가능해지면서 현금부족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지급, 대출금 상환 등이 지연되고 있다"며 "수입 원자재 대금송금도 지연돼 파업이 길어질 경우 생산 차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체은행을 모색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거래은행을 바꾸기는 힘들어 파업이 장기화되면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jun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