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판정을 돕기 위해 설치된 스트라이크 판독시스템이 미국프로야구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야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스트라이크나 볼에 대한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지만 메이저리그가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설치한 `퀘스텍 심판정보시스템'이라는 장치가 심판이나 선수 모두에게 불만을 사고 있는 것. 현재 메이저리그 10개 구장에 설치돼 있는 `퀘스텍 판독시스템'은 구장의 1루와3루쪽 스탠드에 세워져 있는 카메라가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에 통과하는 장면을 촬영, 심판의 판정을 도와주는 장치이다. 물론 이 장치가 스트라이크나 볼을 판정하지는 않지만 촬영된 사진은 CD롬에 담겨져 경기가 끝난 뒤 심판에게 전해지며 심판들은 자신의 판정과 다른 점을 분석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 장치의 도입이 심판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문제는 심판들이 이 기계의 정확성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 심판들은 이 장치의 스트라이크존이 컴퓨터 운영자에 의해 설정된데다 같은 타자 또는 같은 구질의 공에 대해서도 구장과 타석에 따라 서로 다른 판정을 내리고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 판독 결과가 달라진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다 심판들이 자신의 판정을 기계가 감시하고 있다는 불만을 선수에게까지알려줘 문제가 더 커졌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투수 커트 실링이 판독시스템의 카메라를 부순 것도 이날 주심이 "나는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고 싶은데 기계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 화가 치밀었기 때문. 이처럼 심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에는 심판과 사무국의 조율을 담당하는 랠프 넬슨 메이저리그 부사장이 판정을 간섭받기 싫어하는 심판들을`결손 가정에서 응석받이로 크는 자녀와 같다'고 비난한 뒤 사표를 던져 판독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대상이 됐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부사장의 사임과 판독 시스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심판들이 제기한 탄원을 놓고 7월초에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