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등 SK㈜ 이사 3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낸 헤르메스펜션매니지먼트의 자회사가 LG산전의 2대 주주로 떠올랐다. 11일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HIML)는 LG산전 지분 7.04%(2백11만2천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HIML은 헤르메스펜션매니지먼트가 1백%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HIML은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의 계좌에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HIML은 이전부터 LG산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3일(거래일 기준) 동안 LG산전 주식 74만주 이상을 사들였다. LG산전에 대한 외국인 주식 매수는 5월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7일 연속 이뤄졌는데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 2백60만여주 중 대부분은 HIML의 매수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매수가 지속된 7일 중 3일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7일간 주가상승률이 65.5%에 달해 증권거래소로부터 주가 급등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 기간 중 세 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주가를 끌어올리며 급하게 주식을 사들인 배경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통 장기투자 목적일 경우 시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주식을 분할 매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LG산전이 그동안 LG금속 등 그룹 계열사의 부실을 떠안는 역할을 해 왔고 분식회계 경력도 있는 데다 LG카드의 교환사채(EB)와 관련해 잠재손실을 안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아 왔기 때문에 이번 지분 매집배경에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산전의 최대주주는 47.8%를 보유 중인 ㈜LG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