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방지 화장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화장품 브랜드는 조로(早老)하기 일쑤다. 브랜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이다. 우리 화장품의 평균 수명은 3∼5년에 불과하다. 나온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브랜드도 즐비하다. 이런 가운데 늙지 않는 브랜드들도 있다. 메이저 업체들은 10년,20년 사랑받는 장수 브랜드를 몇개씩 거느리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 보면 효자상품들이다. 시판용 화장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태평양의 '스템Ⅲ'. 1984년 중년 여성용으로 첫선을 보인 이래 20년 가까이 팔리고 있다. 2001년 한방 미용 성분을 넣은 한방화장품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마몽드'(1991년)는 올해 12년째 접어들었다. 브랜드 이름은 프랑스어로 '나의 세계'라는 뜻. '산소 같은 여자''빛이 되는 여자'등 튀는 광고 카피와 더불어 '마몽드 세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네즈'(1994년)는 올해 9돌을 맞았다. 제법 나이가 들었지만 젊은 감각은 여전하다. 김지호 이나영 등 참신하고 발랄한 모델을 내세운 감각적인 광고도 '젊음'을 유지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1996년 선보인 기능성 브랜드 '아이오페'는 올해 7년차. 주름화장품 레티놀 2500 이노베이션,리프팅 화장품 파워리프팅,미백 화장품 화이트젠-EX 등의 제품군을 추가하면서 기능성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방판용 브랜드 '프리메라'(90년)나 백화점·방판용 '헤라'(95년)도 오랜기간 사랑받은 장수제품이다. 남성화장품에서는 1985년 출시된 '미스쾌남'이 대표적인 롱런 브랜드다. 2001년 리뉴얼을 거쳐 20년째 한국 남성의 '쾌남화'에 일조하고 있다. '미래파'(1993년)나 '오딧세이(1996년)도 장수대열에 낀다. 1951년 선보인 남성 포마드 ABC는 생산이 중단됐다가 90년대말 남성 토털 헤어케어 브랜드로 부활했다.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와 '라끄베르'도 눈에 띄는 '장수파'. 1995년 나온 '이자녹스'는 꾸준히 외국 모델을 내세워 시판용 고급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주름·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 라인을 보강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7년차에 접어든 '라끄베르'(1996년)는 김남주와 함께 성장했다. '라끄베르와 상의하세요'란 카피를 내세우며 투웨이케이크,색조화장품 등으로 20대 여성층을 공략해왔다. 지난해엔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모델을 건강미인 한은정으로 교체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의 방판용 브랜드 '코리아나'(1991년)는 12년째를 맞았다. 1996년에는 기업명과 브랜드명을 통합해 새로 출범했다. 랑콤 크리니크 아베다처럼 기업이름과 브랜드이름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브랜드 자산의 시너지를 높였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브랜드가 사람과 같다고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것처럼 라이프 사이클을 거친다는 것. 브랜드를 개발하고 정착시키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만큼 브랜드 개발 못지 않게 유지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