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하는 화장품 브랜드 뒤에는 장수 모델이 있다. 화장품 만큼 모델이 브랜드 이미지에 직결되는 제품도 드물다. 'CF의 꽃'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간판 얼굴'의 역할이 막중한 것. 채시라 이영애 김남주는 화장품 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장수 3인방이다. 화장품 모델 수명이 길어야 2~3년이란 점에서 이들의 '장기집권'은 단연 돋보였다. 최장수 모델은 코리아나화장품의 채시라. 올해로 전속 12년째다. 1991년 12월 이미숙에 이어 2대 모델로 나선 후 줄곧 코리아나 모델로 활동했다. 아직도 '코∼코리아나'라는 CM송과 함께 코를 만지던 채씨의 첫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채씨가 모델이 되고 나서 줄곧 이 회사 화장품만 쓴다는 사실도 미담으로 회자된다. 상당수 화장품 모델들이 소속사 제품 대신 외제를 써 빈축을 사는 것과 대조적이다. 태평양 '마몽드'의 이영애도 9년 대기록을 세웠다. 활동기간은 1991년부터 2000년 4월까지. 해맑고 청순한 그의 이미지가 마몽드를 스테디 브랜드로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LG생활건강 '라끄베르'의 초대 모델 김남주도 꼬박 6년을 채웠다. 1996년10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도회적이고 세련된 미모를 뽐냈다. 역시 라끄베르를 조기에 궤도에 올려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태평양 '아이오페'의 전인화와 '라네즈'의 이나영이 각각 올해 6년차(1997년5월∼)와 4년차(1999년2월∼)에 접어들어 장수 계보를 잇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롱런 모델은 자칫 식상함을 줄 수도 있지만 친근감과 신뢰감을 심어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