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기관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지난해 9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의혹과 관련해 발표한 정보 문건에 사실 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내용이 포함돼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B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9월 의회에 출석해 이라크가 생물.화학 무기 사용을 위한 군사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들 무기를 45분 이내에 배치할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문건에 포함된 내용중 이라크가 45분내에 생화학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 이를 취재한 BBC의 한 기자는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이 내용이 확실히 입증된 사실이 아닌 잘못된 정보라고 판단, 문건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BBC는 또 익명의 정보 관리의 말을 인용, 원래 문건 초안에는 이 내용이 빠졌으나 최종판 인쇄를 앞두고 총리실의 명령으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뢰성이 부족한 정보가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문건에 포함됐다"며 "다른 정보들은 모두 이중의 출처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 내용만 유독 하나의 출처만 기록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총리실은 "당시 문건에 담긴 모든 내용은 정보기관에서 제공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번 논란으로 이라크 공격을 위한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흘린게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런던 A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