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을 둘러싸고 두달여간 진행돼온 채권단과 SK그룹간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법정관리신청서가 법원에 제출되기까지 3일 정도의 시간이 있는 만큼 재협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순 없지만 현재 SK 내부 분위기로는 기대난이라는 게 협상실무자들의 의견이다. SK㈜는 28일 오전 이사진 간담회를 개최하고 채권단이 제시한 국내 매출채권 1조원 출자전환과 해외매출채권 6천억원 탕감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대부분의 이사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채권단의 요구대로 출자전환을 할 경우 손실도 손실이지만 이사들이 대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과 시민단체,노동조합 등으로부터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고발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응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SK㈜의 출자전환 규모를 9천억원(국내 4천5백억원,해외 4천5백억원)으로 하는 대신 SK글로벌을 향후 5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 18조5천5백억원,EBITDA 5천4백억원의 우량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중기사업계획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SK그룹은 주주들의 반발 때문에 채권단측 요구를 도저히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적절한 규모의 출자전환이 전제되지 않은 자구안은 의미가 없다며 청산절차 돌입과 함께 담보로 잡고 있는 최 회장의 지분 전부를 처분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그동안 해외매출채권의 경우 SK글로벌 본사의 채무가 아닌만큼 채무재조정의 대상이 아니며 출자전환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결국 채권단은 이날 SK가 갖고 온 9천억원 출자전환 방안은 해외매출채권을 제외할 경우 4천5백억원만 출자전환하는 내용이라고 평가했으며 이는 채권단이 최소 출자전환금액으로 요구해온 1조5천억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단은 SK측이 도저히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4천5백억원 출자전환 방안을 갖고 온 것은 협조의사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 협상결렬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