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SK글로벌을 청산키로 함에 따라 최태원 회장(사진)의 앞날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채권단이 채권회수를 위해 최 회장이 내놓은 계열사 주식을 전부 처분할 경우 최 회장은 그룹 지배권을 모두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 98년 부친인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가족회의를 거쳐 재계 서열 3위의 총수 자리에 앉게 됐다. 그러나 최 회장은 갑작스런 경영권 승계로 그룹을 지배할만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 회장은 당시 1천5백억원을 상속받아 7백억원을 상속세로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게다가 채권단이 그룹 총수에게 요구했던 2조원대에 달하는 연대보증요구를 떠안아야 했다. 최 회장은 그룹 총수가 된 이후 SK글로벌에 대규모 부실이 쌓여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는 후문이다. SK㈜와 SK텔레콤의 유통망을 SK글로벌에 넘긴 것도 SK글로벌의 수익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지원이었던 셈이다. 최 회장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SK C&C를 통한 SK㈜ 지분 확보,워커힐호텔 주식과 SK㈜ 주식간 맞교환 등을 추진,직접 보유분 5.2%와 SK C&C 8.64% 등을 통해 그룹 지주회사격인 SK㈜를 지배해왔다. 채권단에 담보로 맡긴 주식이 처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 회장은 이제 빈털터리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