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5월28일 남부 및 동해안 지방은 섭씨 30도를 훨씬 웃돌았다.
강릉(34.9도), 진주(34.8도), 울산(34.7도), 부산(34.0도) 등은 35도에 육박할 정도였다.
5월 하순에 한여름 무더위가 나타난 이유는 남쪽에서 발달한 고기압으로부터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된 데다 동해쪽의 푄 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Charlie Puth)가 또다시 한국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약 1년 만에 국내 팬들과 재회한 그는 전매특허인 청명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2만여명의 관객을 끌어안았다.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띤 얼굴, 관객을 향한 사랑 고백, 별이 박힌 듯 다정한 눈빛에 현실의 추위를 잊고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한 90분이었다.찰리 푸스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콘서트를 개최했다.찰리 푸스의 내한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2016년 2000석 규모의 예스24라이브홀에서 한국 팬들과 첫 만남을 가졌던 그는 2018년 8500명이 모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노래한 데 이어 지난해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1일 1만5000명, 3일간 총 4만5000명을 동원해 국내 팬들의 높은 호응도를 증명했다.기세를 이어 1년 만에 더 큰 공연장인 고척스카이돔까지 입성했다. 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찬 스탠딩석,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는 지정석은 1년이라는 시간도 팬들에게는 길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나라가 탄핵 정국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찰리 푸스는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섰다.집회의 영향으로 일부 지하철이 혼잡을 겪는 가운데 공연은 7분가량 지연됐다. 관객의 기다림을 달래기 위해 대기 BGM으로 뉴진스 'OMG'가 깜짝 이벤트처럼 흘러나와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가슴이 뻥 뚫리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등장한 찰리 푸스는 착용한 하늘색 셔츠와 딱 어울리는 청량한 보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오프닝곡으로 '하우 롱(How Long)'을 택한 그는 시작부터 시원시원한 발성으로 넓은 장
소설가 한강(54)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한강은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강연문을 낭독했다.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은 노벨 주간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사실상 수상소감으로 여겨진다. 한강의 강연에는 스웨덴 현지 교민, 국내 출판사 관계자를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했다.그는 “세계는 어째서 이렇게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오랫동안 그의 글쓰기를 이끌어 온 힘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 작가의 강연 전문. 관련 동영상은 한경닷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빛과 실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조그만 책자. 제목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선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올라가는 여섯 단의 계단 모양 선 하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일곱 단의 계단 같은 선 하나. 그건 일종의 표지화였을까? 아니면 그저 낙서였을 뿐일까? 책자의 뒤쪽 표지에는 1979라는 연도와 내 이름이, 내지에는 모두 여덟 편의 시들이 표지 제목과 같은 연필 필적으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페이지의 하단마다에는 각기 다른 날짜들이 시간순으로 기입되어 있었다. 여덟 살 아이답게 천진하고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4월의 날짜가 적힌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의 두 행짜리 연들로 시작되는 시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사랑이란 무얼까?/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국내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7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에서 열린 수상 기념 강연을 이같은 시 구절로 시작했다. 1979년 여덟 살의 한강이 쓴 시다. 한강은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에 담긴 유년 시절 일기장 사이에서 이 시를 발견했다고 한다. 한강은 "일기장과 책자를 원래대로 구두 상자 안에 포개어 넣고 뚜껑을 덮기 전, 이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뒀다"며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돼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자신의 작품이 언제나 '사랑'을 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란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고,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1979년 4월의 아이는 사랑은 '나의 심장'이란 개인적인 장소에 위치한다고 썼고,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선 '우리의 가슴과 가슴을 연결하는 금실'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느끼는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며 "언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