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연간 파생금융거래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거래규모나 비중면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반은행의 파생금융거래 규모는 전년(6백2조2천억원)보다 24.5% 늘어난 7백49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0년(3백96조5천억원)에 비해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의 거래물량까지 더하면 지난해말 잔액 기준으로 파생금융거래 규모는 1천1백55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의 파생금융 거래가 급증세이지만 지난해 세계 파생금융거래(1백51조6천억달러)에서 차지한 비중은 1.8%(약 2천7백억달러)로 여전히 미미했다. 또 국내 은행의 자산에서 차지하는 파생금융거래 비중(0.35%)도 미국 상업은행(10.1%)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주요 국가 중 파생금융거래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미국으로 전 세계 파생금융거래의 37%(56조1천억달러)를 차지했다. 이상엽 한은 분석총괄팀 과장은 "아직까지 국내은행들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파생금융거래 비중이 작아 경영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투기적 거래가 이뤄질 경우 거대한 손실 가능성도 있는 만큼 엄격한 손절매제도 등을 통해 꾸준히 위험관리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