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짜릿한 감동…배낭속에 꽉 채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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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울 너머로 시선을 돌린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쳐 천변만화하는 세상, 그 한 가운데로 발을 내디딘다.
가진 것이라고는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뿐.
그것만으로 짐을 꾸린다.
흔들리는 마음 속에 선명한 지도를 그리고, 풍파에 변함 없는 이정표를 꽂으러 간다.
배낭여행을 준비할 때다.
다음달 중순께 대학별 기말고사가 끝나면 드넓은 세상을 향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본격화될 것이다.
올해는 이라크 전쟁에다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까지 겹쳐 해외여행이 움츠러든 상태.
그러나 '어학연수는 전공선택, 배낭여행은 교양필수'가 된지 오래다.
올 여름 배낭여행은 사스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유럽에 집중되는 편이다.
벌써부터 떠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올해가 배낭여행의 최적기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사스로 타격받은 항공사들이 저마다 항공료를 내리고 있고 여행사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배재항공여행사 변금란 실장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쌓이는 타이항공의 경우 유럽왕복(75만원)을 하면 제주도를 한 번 다녀올 수 있으니 60만원에 유럽여행을 하는 셈"이라며 "한국 배낭 15년사에 찾아보기 힘든 배낭여행 호기"라고 강조했다.
국내 여름 배낭여행 수요는 6만∼7만명선.
내일여행 이진석 대표는 "순수 배낭여행(3만여명)을 목적으로 떠나는 이들에 개별 자유여행 등을 포함하면 그쯤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스가 영향을 미쳐도 일반 패키지여행보다는 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낭여행지와 상품의 특성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닥터트래블 공경식 대표는 "배낭여행으로 선호되는 지역은 유럽이 압도적"이라며 "주로 대학 1∼3년생이 움직이고 보통 일생에 한 번 시간과 돈을 들여 하는 배낭여행의 특성 때문에 상품 패턴이 달라질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스스로 설계하는 맞춤 배낭여행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가이드가 있는 단체 배낭여행이나 호텔팩보다는 항공권과 열차 패스 등을 따로 구입해 자신이 좋아하는 나라나 도시에서 여유롭게 머무르는 배낭여행족이 늘고 있는 것.패키지여행처럼 여러 곳을 주마간산식으로 보는 것보다 한 지역을 집중 탐구하려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투어익스프레스 손대기 대리는 "항공사 여행사의 홈페이지나 각종 배낭여행 전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선배들의 경험담을 듣고 정보를 모아 스스로 여행을 설계하는 배낭여행 '빠꼼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낭여행이 더 이상 대학생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징후도 엿보인다.
아직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중.고교생으로까지 배낭여행이 확산되고 있고, 가족단위 배낭여행 문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대학시절 배낭여행을 경험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징검다리 휴일에 연월차 휴가를 당겨 쓰며 4박5일 또는 7박8일짜리 단기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도 배낭여행의 새로운 흐름중 하나.
블루의 박현숙 대리는 "방학 때마다 중.고고생 자녀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는 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고, 환갑잔치 대신 온 가족이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며 "앞으로는 청년시절의 꿈을 잊지 못하는 직장인, 중.고교생 및 가족배낭 수요를 무시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