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오시닝에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크로톤빌연수원은 '최고경영자(CEO) 양성소'로 통한다. 한때 '간부사원의 휴양지'로 전락했던 크로톤빌을 '핵심 인력을 키워내는 요람'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1981년부터 20여년간 GE의 CEO를 맡았던 잭 웰치 전 회장. 웰치 전 회장은 83년 크로톤빌 신축공사를 위한 4천6백만달러짜리 예산안에 사인하며 "투자금을 얼마나 오랫동안 회수할 수 있겠느냐"는 항목에 '무한(infinite)'이라고 써넣을 정도로 자신있게 크로톤빌을 인재개발시스템의 핵으로 만드는 일을 추진했다. 이후 그는 크로톤빌을 인재 발굴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했다. 최고경영진 30여명과 함께 연수생들의 발표를 지켜보고 젊은 간부를 발탁해 승진시켰다. 또 연수 결과물을 경영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크로톤빌의 공식 명칭은 2001년 9월 웰치가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잭 웰치 리더십개발센터'로 바뀌었다. 이곳은 일반적인 직능연수가 아니라 회계 리더십,마케팅 리더십 등의 교육을 통해 변화와 개혁을 이끌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크로톤빌은 사내 연수기관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연수생 자격을 주지 않는다. '세션(session) C'라는 GE 특유의 인사조직 평가를 통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별된 인물만 연수생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크로톤빌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인정받았다'는 징표가 된다. 크로톤빌의 교육 중 특히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과정은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EDC(Executive Development Course),임원급을 위한 BMC(Business Management Course),부장 이사 등 중간관리자가 대상인 MDC(Management Development Course) 등이다. EDC는 1년에 1회,BMC는 3회,MDC는 4회꼴로 진행된다. 크로톤빌의 리더십 교육은 각각의 단계가 하나의 학위와 같다. 한 번 MDC나 BMC를 거친 사람은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지 않고 상위단계로 올라가거나 탈락한다. 삼성 LG 두산중공업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은 90년대 초 이후부터 크로톤빌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표문수 사장은 크로톤빌을 거울삼아 지난해부터 '이천연수원'을 '미래경영연구원'으로 확대 개편,직접 원장을 맡아 우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3주간의 EDC를 마치고 돌아오기도 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