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분명 이슬람 국가이긴 하지만 다양한 종교적 유산을 지닌데다 종파 역시 수니파와 시아파로 분열돼 있어 미국은 신정부 구성에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이라크계 미국인들의 모임에서 이라크인 누구나 "수니파든 시아파든 혹은 기독교도든 유대교도든 아니면 이슬람교도든 신앙에상관없이" 자유를 만끽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 성경에 이라크는 유대인과 기독교인, 이슬람인 모두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조국으로 기록돼 있는 한편 유대교 율법학자들이 유대교 전통문화를 정의한 탈무드를 작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는 이슬람 역사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으로 수도 바그다드는 지난 8-13세기 이슬람 황금 시대를 열었던 압바스조 칼리프 시대의 중심지였으며 나자프와 카르발라 등은 시아파의 주요 성지로 유명하다. 이처럼 다양한 종교적 유산 외에 이슬람 세력은 이라크 인구의 60% 가량을 지하는 시아파와 사담 후세인 휘하에서 정권을 잡았던 수니파로 분열돼 있어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는 대부분 아랍계이긴 하지만 일부는 유랑 민족인 베두인이나 쿠르드인 혹은 이라크 인구의 5%를 차지하는 투르크인에게서도 발견되고 있다. 반면소수파로 후세인 정권하에서 득세했던 수니파는 크게 아랍계와 쿠르드계로 나뉘어져있다. 이라크 시아파는 지난 2주동안 성지인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 행해진 성지순례에서 1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이라크 정권이 수니파에서 시아파로 넘어갔다는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인구의 3%에 불과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 후세인 정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이라크 기독교도들은 신정부의 소수자 권리 보호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 종교적으로 커다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이라크 인구의 15-23%를 차지하며 자치를 요구하고 있는 북부 쿠르드족도 신정부 구성에 있어 커다란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A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