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으로 본 인류 경제 .. '상거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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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물교환에서 인터넷 비즈니스까지 주요 상거래의 배경에는 항상 예술작품이 있다? '상거래의 역사'(한스 외르크 바우어·베른트 할리어 지음,이영희 옮김,삼진기획,3만5천원)는 문화의 창으로 비춰본 인류경제사의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은 아담과 이브에서 시작된 최초의 교환거래부터 21세기 첨단 전자거래까지의 역사를 2백여점의 회화와 사진,조각과 함께 보여준다.
상인들이야말로 역사의 발견자이며 진보의 원동력이었다.
고대 수메르인들은 교역규모가 커지자 기록을 위해 쐐기문자를 만들어냈으며 라인강 주변 상인들은 십자군 전쟁 때 한자동맹을 맺고 조직적인 상품유통시스템을 갖췄다.
트로이 전쟁도 헬레네의 미모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 상인들에게 중요했던 다르다넬스해협의 통행세 때문에 일어났다고 한다.
생존이나 풍요를 위한 '돈의 에너지'는 개인과 사회의 평면구도를 넘어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입체구도로 봐야 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상거래와 예술은 영혼이 닮은 쌍둥이"라고 말한다.
사실 성공한 상인들은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통상활동과 무역코스 등을 기록하고 묘사하도록 주문했고 그 작품들을 사들였다.
창작의 후원자이면서 수용자로 그들의 이익을 환원했다.
상거래를 소재로 한 미술작품들이 그 접점에 있다.
예술양식의 변화와 상거래의 변천사가 맞닿아있는 것도 흥미롭다.
기계문명의 속도감에서 새로운 미를 발견하려 했던 미래파는 상거래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