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50
수정2006.04.03 13:51
외국인 투자자가 4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는 등 1백80도 달라졌다.
줄곧 팔기만 하다가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들의 주 타깃은 삼성전자다.
외국인 순매수 대금의 절반은 삼성전자를 사는 데 쓰였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종합주가지수 안정→블루칩 동반상승→종합주가지수 상승'의 선(善)순환 구조가 시작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의 시각은 '징후는 보이지만 예단하긴 어렵다'는 데 모아진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올 3·4분기부터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추세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일 것인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물론 한국증시 자체에 대한 인식이 전환됐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는 삼성전자 실적호전에 대비한 선취매이긴 하지만,한국증시 자체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털어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이유
3·4분기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인텔은 오는 20일 새로운 개념의 칩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메모리반도체의 사용량을 두배로 늘린 제품이다.
물론 PC 수요가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다.
구희진 LG증권 연구위원은 "3·4분기부터 PC 수요가 5%씩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PC 시장이 살아나고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호전될 수밖에 없다.
구 연구위원은 "1·4분기 중 11억달러에 달한 삼성전자의 D램매출은 3·4분기에 14억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얼마나 살까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정창원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수하던 시기에 급한 매물은 거의 소화됐다"며 "외국계펀드가 삼성전자 주식을 다시 채워넣으면 상당 기간 매수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대만 TSMC 등에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반도체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장 안정 가능성 높아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는 그 의미가 크다.
지수 영향력이 워낙 커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투자심리 호전으로 이어져 강세장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핵문제나 경기침체 등 악재가 여전해 시장 전체를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릴지는 미지수다.
정창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시장에 특별한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삼성전자 주가는 다음달 중 박스권을 탈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특정종목에 국한돼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를 낙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