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티브(새로운 퀴놀론계 항균제)의 경우 다양한 질병에 효능이 있었지만 승인을 보다 쉽게 따내기 위해 폐렴과 기관지염 두 가지만을 심사대상으로 신청했습니다."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은 최근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바이오CEO 클럽 행사에 초청연사로 참석,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기위해서는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 사장은 "약의 효능이 우수하다고 해서 FDA 승인을 받을 수 없다"며 "부작용을 개선하고 쉽게 복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존 약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다른 약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약의 효능과 안전성 확보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LG생명과학은 1999년 12월 FDA에 팩티브의 신약승인 신청을 냈으나 일부 부작용에 대한 연구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한 후 지난해 10월 재도전,지난 4월초 국내 최초로 신약 승인을 따냈다. "FDA 승인을 받는데 실패하면 귀국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지난 3월 4일 열린 신약심사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신약심사 자문위원들 앞에서 90분간 팩티브에 관해 발표하기 위해 9백장이 넘는 슬라이드를 준비했으며 아나운서 출신 전문가와 함께 8차례나 리허설을 했다"고 소개했다. 또 "자문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40여명도 함께 초청했다"고 털어놨다. "미국 바이오벤처 1천8백여개 가운데 나스닥에 등록된 곳은 3백개이며 이 가운데 이익을 내는 회사는 20여개에 불과합니다." 그는 "신약개발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리스크가 큰 지를 이번에 실감했다"며 "이제야 비로소 제약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